"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 美 트럼프 발언 파문…팔레스타인 분노 표출

사진=연합뉴스TV캡쳐
사진=연합뉴스TV캡쳐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예루살렘은 종교와 민족주의, 안보가 첨예하게 얽힌 '중동의 화약고'이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유대교와 이슬람교가 첨예하게 맞붙어 있는 분쟁의 중심지다. 이스라엘이 국가 수도로 삼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어느 국가에도 소속되지 않는 도시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선언하자 팔레스타인과 국제 사회가 지지해 온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정착 구도인 '2국가 해법'도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됐다.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공식 수도로 인정하겠다는 것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70년 가까이 이어진 미국의 외교정책을 뒤집는 일로 국제사회 가운데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미국은 예루살렘 문제에 대해 각국의 협상에 따라 결정한다는 중립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1995년 유대계 로비가 먹혀들어가며 미 의회에서 예루살렘으로 대사관을 이전해야 한다는 법안이 통과됐지만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이 법안을 6개월마다 유예하면서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선언에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 주재 미국인에게 “당분간 예루살렘과 서안지구로의 이동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중동 등 아랍국가는 물론 국제사회는 이번 결정에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은 트럼프의 결정이 폭력과 광신주의를 부를 것이라고 반발하면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유혈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 팔레스타인 내 이슬람 단체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6일부터 사흘을 '분노의 날(days of rage)'로 지정한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에 분노를 보여주자"고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