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신기술] <14>고감도 플렉서블 메탈

재료연구소가 개발한 고감도 플렉서블 메탈의 탄성 실험 장면.
재료연구소가 개발한 고감도 플렉서블 메탈의 탄성 실험 장면.

재료연구소가 개발한 '고감도 플렉서블 메탈'은 휘거나 구부려도 원상태의 강도를 유지한다. 강도와 탄성이 뛰어나고 부식에도 잘 견디는 첨단 신소재다.

첨단 신소재이지만 이미 구축된 메탈 제조 설비를 그대로 이용해 대량 생산할 수 있다. 고온이 아닌 상온에서 자유자재로 성형할 수 있어 상용 부품화도 쉽다.

고감도 플렉서블 메탈의 특징은 독특한 원자 구조에서 나온다. 금속은 최외각 전자 상태에 의해 특성이 결정되고, 금속마다 각각 이상적인 강도에 가까울수록 잘 휘어지고 잘 복원된다. 하지만 현재 사용되는 금속은 이상적인 강도의 20% 내외를 구현한 정도다.

금속은 강도가 높아지면 원자 단위 내부에 결함이 많이 생겨 조금만 구부려도 부러지는데, 이상적인 강도에 가까워지면 내부 결함이 없어 잘 휘어지게 된다.

재료연은 정밀한 결함 계산으로 이러한 전자 상태를 제어하고 금속의 이상적인 강도를 70% 수준까지 끌어 올리는데 성공했다.

재료연이 개발한 고감도 플렉서블 메탈은 사막, 북극, 달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재료연이 개발한 고감도 플렉서블 메탈은 사막, 북극, 달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고감도 플렉서블 메탈은 초경량, 초슬림화를 요구하는 스마트 기기의 금속 소재 지지체로 적합하다. 스마트폰 케이스에 적용할 경우 기존 대비 40% 이상 가볍고, 80% 이상 얇게 제작할 수 있다. 얇을수록 더 잘 휘어지지만 주름이 생기지 않아 원래 상태로 거의 완벽하게 복원된다.

재료연은 연 최고 50℃ 이상의 중동 지역, 연 최저 영하 70℃의 극지방, 일교차가 300℃인 달에서도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찬희 재료연 금속재료연구본부 선임연구원은 “고감도 플렉서블 메탈 개발에 따라 앞으로 이상적인 강도에 근접한 다양한 금속 소재 제조가 가능해졌다”면서 “첨단 웨어러블 기기 개발 확산과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