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연구소가 개발한 '고감도 플렉서블 메탈'은 휘거나 구부려도 원상태의 강도를 유지한다. 강도와 탄성이 뛰어나고 부식에도 잘 견디는 첨단 신소재다.
첨단 신소재이지만 이미 구축된 메탈 제조 설비를 그대로 이용해 대량 생산할 수 있다. 고온이 아닌 상온에서 자유자재로 성형할 수 있어 상용 부품화도 쉽다.
고감도 플렉서블 메탈의 특징은 독특한 원자 구조에서 나온다. 금속은 최외각 전자 상태에 의해 특성이 결정되고, 금속마다 각각 이상적인 강도에 가까울수록 잘 휘어지고 잘 복원된다. 하지만 현재 사용되는 금속은 이상적인 강도의 20% 내외를 구현한 정도다.
금속은 강도가 높아지면 원자 단위 내부에 결함이 많이 생겨 조금만 구부려도 부러지는데, 이상적인 강도에 가까워지면 내부 결함이 없어 잘 휘어지게 된다.
재료연은 정밀한 결함 계산으로 이러한 전자 상태를 제어하고 금속의 이상적인 강도를 70% 수준까지 끌어 올리는데 성공했다.
고감도 플렉서블 메탈은 초경량, 초슬림화를 요구하는 스마트 기기의 금속 소재 지지체로 적합하다. 스마트폰 케이스에 적용할 경우 기존 대비 40% 이상 가볍고, 80% 이상 얇게 제작할 수 있다. 얇을수록 더 잘 휘어지지만 주름이 생기지 않아 원래 상태로 거의 완벽하게 복원된다.
재료연은 연 최고 50℃ 이상의 중동 지역, 연 최저 영하 70℃의 극지방, 일교차가 300℃인 달에서도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찬희 재료연 금속재료연구본부 선임연구원은 “고감도 플렉서블 메탈 개발에 따라 앞으로 이상적인 강도에 근접한 다양한 금속 소재 제조가 가능해졌다”면서 “첨단 웨어러블 기기 개발 확산과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