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해를 넘기게 된 'R&D 예타권 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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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열릴 예정에 있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가 사실상 자유한국당의 보이콧으로 열리지 못했다. 이날 소위원회의 문턱을 넘고 연내 본회의 처리까지 기대를 모으고 있던 연구개발(R&D) 예비타당성(예타) 검토 권한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관을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 처리가 해를 넘길 공산이 커졌다. 새해부터 과기정통부가 주도권을 쥐고 R&D 예타권을 행사하려던 정부 계획도 어그러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날 경제재정소위가 불발된 것이 여당의 새해 예산안 단독 처리에 대한 한국당의 반발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한국당 간사를 맡고 있는 기획재정부 출신 추경호 의원의 개인 의도가 작용했을 개연성이 짙다. 추 간사 측은 이 사안이 찬반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올해는 물론 내년 3월, 상반기에도 여야 간 심도 있는 협의가 전제되지 않는 한 법안 통과는 없다는 논조를 고수하고 있다.

R&D 예타권의 과기정통부 이관을 명시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지난 6월 법안 제출 뒤에도 한동안 진통이 거듭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명령에 가까울 정도의 선언을 명시했고, 사실상 교통정리도 끝난 사안이다. 그것을 기재부 출신 의원이 혼자서 가로막고 있는 모양새나 다름없다. 국가재정법이 막히면서 형제법이라 할 수 있는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 또한 소관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회에서 모든 준비를 끝내고도 미뤄지기만 하고 있다.

R&D 예타권의 과기정통부 이관과 관련 예산 지출 한도의 과기정통부·기재부 장관 공동 설정 권한은 문재인 정부 과학기술·R&D 혁신의 첫 단추나 마찬가지다. 이것이 출범 첫해에 끼워지지도 않은 채 2년차를 맞는다는 것은 그 어떤 설명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 사안이다. 더욱이 이것이 구시대의 부처 이기주의 폐단을 연상시키는 한 정치인에 의해 이뤄지고 있음은 더 큰 문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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