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의 해외투자 선호국 1위는?

중국 기업이 해외직접투자(ODI) 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국가는 싱가포르였다. 한국은 7위에 올랐다.

10일 영국 경제 분석 업체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2017 중국의 글로벌 투자 지수(China Going Global Investment)'에 따르면 중국 기업 110개를 대상으로 해외직접투자에 매력을 느끼는 국가를 57개 항목으로 조사했다.

선호도 1위에 오른 국가는 싱가포르로, 역대 1위를 지키던 미국을 처음으로 2위로 밀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 무역 갈등이 고조된 여파라고 EIU는 분석했다.

3위 홍콩, 4위 말레이시아, 5위 호주, 6위 스위스, 7위 한국, 8위 캐나다, 9위 칠레, 10위 러시아로 나타났다. 이중 말레이시아가 2015년 20위에서 올해 4위로 껑충 뛰어올랐고, 칠레는 29위에서 9위로, 러시아는 24위에서 10위로 상승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신흥시장 개척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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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6위에서 14위로 뚝 떨어졌고, 독일 13위에서 20위, 프랑스 16위에서 27위, 네덜란드 18위에서 31위 등으로 내려앉았다. 선진국은 중국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고전할 것으로 EIU는 점쳤다. 영국은 12위에서 40위로 하락해 최대폭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경제성장 전망이 악화한 데 따른 것이다.

EIU는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시작한 2013년부터 2년마다 이번 조사를 실시했으며, 한국은 2013년 28위, 2015년 8위에 이어 4년 만에 21계단 뛰어올랐다.

EIU는 “최근 외교 갈등이 중국과 한국 관계에 영향을 미쳐 중국의 대(對) 한국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양국은 이미 강력한 무역 관계를 형성했으며, 보완적 산업 구조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특히 중국의 소비재 투자 매력도에서 3위에 올랐고, 헬스케어 투자 4위, 자동차 투자 10위를 각각 기록했다.

EIU는 “올해 1∼10월 중국의 해외직접투자는 전년보다 40%가량 줄었는데, 이는 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무분별한 해외투자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라며 “중국 기업들은 여전히 새로운 시장을 두드리고 우수한 기술을 얻어내는 데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기업들은 특히 동남아시아 투자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EIU는 진단했다. 말레이시아가 2년 사이에 16계단 상승한 것을 포함해 태국이 38위에서 18위로, 인도네시아는 44위에서 26위로, 필리핀은 39위에서 28위, 베트남 40위에서 30위로 각각 올랐다.

이번 조사에서는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국가별 시장 규모, 천연자원, 기술 혁신, 기업 브랜드 등의 항목을 고려해 투자 선호국 또는 기피국을 질문했으며, 정치 안정, 규제 예측성, 국제외교적 긴장 등도 조사 항목에 포함됐다.

김인순 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