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키우는 삼성'…두 번째 R&D센터 오픈

호치민 R&D 센터
호치민 R&D 센터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TV, 세탁기, 냉장고 등 첨단 가전을 연구하는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했다. 모바일에 이은 두 번째 베트남 R&D 센터다. 제조 기지에 R&D 기능이 보강되면서 베트남은 삼성전자 동남아시아 전략 거점으로 성장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베트남 호찌민에 '삼성 호찌민 R&D 센터(SHRD)'를 개소했다.

SHRD는 삼성전자 소비자가전복합단지가 있는 호찌민 사이공하이테크파크에 위치했다. 연구원 400여명이 상주한다. 전체 복합단지에는 총 6억달러가량이 투자됐다. 삼성은 이곳에서 세탁기·냉장고·청소기뿐만 아니라 스마트TV, 오디오·비디오(AV) 기기 등 주력 가전제품을 개발한다.

센터에는 금형, 자동화, 장비, 품질(QA) 테스트, 회로, 소프트웨어(SW), 모델링, 3D 스캐닝 등 다양한 실험실을 갖췄다. 제품 개발부터 양산까지 전 공정 기술에 대응할 수 있다.

삼성전자 호찌민 소비자가전복합단지는 그동안 제조기지 역할에 충실했던 곳이다. 지난해 3월 TV 생산을 시작으로 5월 세탁기, 8월 냉장고로 생산 품목을 확대하면서 최대 가전 사업장으로 위상이 강화됐다. 복합단지 규모는 70만㎡로, 국내 주력 가전 공장인 광주사업장(69만㎡)보다 넓다. 호찌민 단지에 모든 생산 라인이 들어서면 삼성전자의 세계 최대 가전사업장이 된다.

삼성은 호찌민 센터에서 R&D한 제품을 64개국으로 수출한다. 2020년까지 R&D센터 규모를 확대, 연구원을 50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제조와 R&D 기능을 모으는 것은 베트남을 한국에 이은 새로운 거점 기지로 육성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베트남에 스마트폰 제조와 R&D도 모은 바 있다. 하노이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생산 단지를 조성했을 뿐만 아니라 약 3억달러를 투자, 모바일 R&D 센터를 설립했다. 제조와 R&D의 지리 및 물리상의 한계를 줄여서 시너지를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기지 역할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에 생산 기반을 구축하면 R&D 기능도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호찌민 R&D 센터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호찌민 가전복합단지에서 동남아 최대 규모의 기업간거래(B2B) 종합전시관을 개관했다. 전시관은 전시장 500㎡, 교육센터 200㎡의 총 면적 700㎡에 이른다. 전시관은 레스토랑, 학교, 교통, 게임, 패션, 호텔, 오피스, 공장, 홈, 시스템에어컨 등 10개 주제로 구성됐다. 삼성전자는 이 전시관을 베트남뿐만 아니라 동남아 전 지역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최첨단 B2B 솔루션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는 거점으로 활용한다.

삼성전자 베트남에 동남아 B2B 전시관 오픈
삼성전자 베트남에 동남아 B2B 전시관 오픈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