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 널뛰기…결제 수수료 부담↑통화 기능↓

대표적 가상화폐(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널뛰기를 보이며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채택한 기업 반응이 엇갈렸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수료 부담이 함께 커졌기 때문이다.

1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결제통화로 받는 일본 유수의 여행사 'HIS' 홍보담당자는 “비트코인 이용자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데 놀랐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9월 23일부터 도쿄도 내 38개 점포에서 비트코인을 결제통화로 받고 있다. 서비스 개시 후 점포별로 이틀에 한 건 정도 비트코인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 측은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 대해 영업 부문에서는 긍정적이라며, 성수기 여행수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일본의 대형 양판점 '빅 카메라'는 지난 8일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거래당 상한액을 지금까지의 10만엔(약 100만원)에서 30만엔으로 높인다고 발표했다.

비트코인 이용자가 크게 증가한 데다 상한인 10만엔까지 사용하는 고객이 많기 때문이다. 상한액이 높아지면 프리미엄 제품 판매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의 선물 대량구매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트코인 가격 널뛰기…결제 수수료 부담↑통화 기능↓

반면 비트코인을 결제통화로 받는 중국요리 체인 '헤이친로'는 비트코인 결제가 10, 11월에는 증가했지만, 고작 월 몇 건 정도에 그쳤다고 밝혔다. 고객 수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비트코인 결제시스템을 도입한 또 다른 기업인 '메가네(안경)슈퍼'도 마찬가지다. 11월 이용건수가 100건도 되지 않으며, 외국인 관광객 이용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업계의 반응이 이처럼 엇갈리는 건 이용자 측이 부담하는 수수료 때문이다.

오프라인 점포에서 요금을 비트코인으로 지불할 경우 이용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가상통화거래소에 있는 자신의 전자지갑에서 상대방의 전자지갑으로 비트코인을 송금한다.

송금수수료는 거래소와 지갑의 형태 등에 따라 다르지만 0.0004~0.0005비트코인이 일반적이다. 올해 초 기준 45엔(약 450원)~60엔(약 600원)이던 수수료가 현재 650엔(약 6500원)~1000엔(약 1만원)으로 오른 셈이다.

고가의 제품이라면 영향이 덜 하지만, 생필품 등 저가 제품 결제에는 부담이 된다. 여기에 비트코인 내일이라도 가격이 오른다고 생각하면, 당장 결제보다는 보유하려는 성향이 높아진다.

니혼게이자이는 “비트코인 값이 오르면 오를수록 통화로서 기능은 약화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셈”이라며 “비트코인을 과연 '통화'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