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시대, 망 중립성 원칙 새로 짜야"

"5G 시대, 망 중립성 원칙 새로 짜야"
"5G 시대, 망 중립성 원칙 새로 짜야"
"5G 시대, 망 중립성 원칙 새로 짜야"

정부의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이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 특성과 정면 배치된다며 재정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초기 통신사업자 권한이 강력했을 때 약자인 인터넷기업의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한 '망 중립성' 개념으로는 5G 시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미국은 망 중립성 폐지를 앞두고 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노리는 우리나라도 망 중립성 원칙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망 중립성 원칙 재정립 요구가 제기되는 건 5세대(5G) 이동통신 핵심 기술 '네트워크 슬라이싱(Network Slicing)'이 트래픽을 차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5G망을 나누는 것으로, 망을 여러 개 구축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는다. 슬라이싱으로 구분한 망에는 특정 서비스 트래픽만 보낼 수 있다. 일례로 1번 슬라이스에는 이동통신, 2번 슬라이스에는 사물인터넷(IoT) 트래픽을 전송하는 것이다. 물론 슬라이스별로 전송 속도를 다르게 할 수 있다.

이처럼 5G망은 태생이 차별을 포함하고 있어 '비차별'을 명시한 현행 망 중립성 개념과는 양립할 수 없다는 게 망 중립성 개정론자 주장이다.

옛 방송통신위원회가 2011년 발표한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망 보안·안정성 확보 △망 혼잡으로부터 다수 이용자 보호 △법에 따른 국가기관 요청을 제외하고는 트래픽 전송을 차별하지 못한다. 트래픽을 불합리하게 차별해선 안 된다.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은 이 중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현행 가이드라인 기준으로는 5G 기술 자체가 망 중립성 위반이다.

통신서비스 사업자는 5G 시대에 맞는 망 중립성 원칙 재정립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공언한 5G 상용화 시점인 2019년 3월까지 1년여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망 중립성 폐지가 공론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5G 시대에 맞는 망 중립성 원칙을 새로 만들려면 정부와 국회의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 망 중립성을 강화하자는 주장 상당수가 5G가 아닌 현재나 과거 통신시장만을 놓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미국, 유럽 등 5G 도입을 앞둔 지역에서는 새로운 망 중립성 개념 정립을 위한 논의가 활발하다”면서 “5G 기술 자체에 차별 개념이 내재하기 때문에 망 중립성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핵심 원칙 *자료:방송통신위원회(2011년 12월)>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핵심 원칙 *자료:방송통신위원회(2011년 12월)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