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조원 이상 시장' 쏟아지는 모바일 MMORPG, 생존은 소수

엔씨소프트는 11월 7일 자사 신작을 발표하는 디렉터스컷 행사에서 모바일 MMORPG 3종을 발표했다. 디렉터스컷 행사전경.
엔씨소프트는 11월 7일 자사 신작을 발표하는 디렉터스컷 행사에서 모바일 MMORPG 3종을 발표했다. 디렉터스컷 행사전경.

올해 국내에서만 연 2조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대형사는 물론 중견 게임사까지 신작을 쏟아내며 사활을 걸었다. 살아남는 상품은 소수일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12월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아크로드 어웨이크' '로열블러드' '검은사막' '세븐나이츠2' '이카루스M'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리니지2M' '블레이드앤소울2' '아이온 템페스트' 등 대작 MMORPG가 쏟아진다. 기존 온라인게임을 원작으로 한 게임이 대부분이다.

MMORPG는 광활한 맵에서 수천명 이용자가 한꺼번에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이다. 채집, 제작, 수렵, 성장, 전투 등 실제 인간사회 문화와 경제시스템을 모방했다. 온라인게임 산업에서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 게임산업 중흥기를 이끈 장르다.

올해 국내 모바일 MMORPG 시장 매출규모는 2조원에서 3조원 사이로 추산된다. 넷마블게임즈 '리니지2레볼루션'과 엔씨소프트 '리니지M'이 각각 누적 1조원 매출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부분 국내 시장 성과다.

한달에 최대 50만원 결제한도가 걸린 온라인게임 플랫폼과 달리 모바일게임은 결제한도가 없다. 고과금 이용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하며 모바일 MMORPG는 올해 큰 폭 성장세를 기록했다.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는 추가 상품을 시장에 내놓는다. 양사는 2018년 각각 3~4종 모바일 MMORPG 출시를 계획 중이다.

여기에 펄어비스, 블루홀, 웹젠, 위메이드, 게임빌 등 중견 게임업체들이 새로 뛰어든다. 고액 결제가 가능한 이용자는 한정적인데 상품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업체 사이 희비가 엇갈릴 수 밖에 없다. 게임사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온라인게임 시장을 복기하면 국내에서 시장에 안착 할 수 있는 MMORPG는 많아야 5종 내외”라고 말했다.

결제한도 제한을 받지 않아도 이용자 층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한 시장이 무한정 커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은 적게는 100억원에서 수백억원 규모 자금을 투입해 게임을 개발했다. 대형사와 펄어비스, 블루홀 등 주력 상품이 건재한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적자 내지는 소규모 이익을 기록 중이다. 흥행 실패시 리스크가 크다.

중국 게임이 수입이 늘어난 것도 변수다. 중국 게임사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모바일 MMORPG 수종을 매출 10위권에 올렸다. 이들 기업은 구글, 애플 등 시장 메이저 앱 마켓은 물론 원스토어 등 마이너 앱 마켓까지 활발히 진출하며 수익을 냈다.

국내 시장 출시와 동시에 초기부터 해외 시장을 노크하는 것이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일본, 대만, 중국 등 기존 한국 MMORPG 수입 국가를 대상으로 개척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MMORPG 특유의 고사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해외 시장의 경우 네트워크와 모바일 하드웨어 성능이 국내에 비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