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륜구동 시스템 'HTRAC'…독자 기술 브랜드로 키운다

English Translation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 브랜드에만 탑재했던 전자제어식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All Wheel Drive) '에이치트랙(HTRAC)'을 독자 기술 브랜드로 키운다. 아우디 '콰트로(Quattro)', BMW 'x드라이브(Drive)', 메르세데스-벤츠 '4매틱(Matic)'처럼 HTRAC을 현대차를 대표하는 사륜구동 브랜드로 육성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HTRAC 엠블럼.
현대자동차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HTRAC 엠블럼.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13년 2세대 제네시스(DH) 모델을 시작으로 제네시스 G70, G80, EQ900 차량에만 장착한 HTRAC 적용 범위를 앞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현대차 제품군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HTRAC은 현대차의 영문 이니셜 'H'와 사륜구동 시스템의 기술적 특징을 상징하는 '트랙션(Traction)'의 합성어다. 노면 상태에 따라 앞뒤 구동축에 동력 배분을 전자식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현재는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에만 적용하고 있다.

HTRAC은 전륜과 후륜의 구동력 변화가 제한적인 일반 기계식 사륜구동 시스템과 달리 노면의 상태와 속도를 감지해 좌우 바퀴 제동력과 앞뒤 동력을 가변 제어한다. 이를 통해 미끄러운 도로, 급격한 코너링, 겨울철 눈길과 빙판길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제공한다.

현대차가 HTRAC을 독자적인 사륜구동 기술 브랜드로 키우는 것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해 이미 기술력을 입증하며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판 중인 제네시스 제품 3종의 HTRAC 장착 비율은 60% 이상이다. 플래그십 세단 EQ900의 경우 HTRAC 선택 비중이 90%에 달한다. 독일차 브랜드들처럼 독자적인 사륜구동 기술 브랜드를 보유했다는 상징적 의미도 갖는다.

현대자동차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HTRAC 구조도.
현대자동차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HTRAC 구조도.

현대차 제품군에 처음 적용할 HTRAC은 내년 2월 양산을 앞둔 신형 '싼타페'에 탑재한다. 그동안 현대차 제품에 탑재한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은 '4WD'나 'AWD'처럼 별도의 브랜드 없이 시스템 이름만을 붙여왔다.

신형 싼타페의 차세대 HTRAC은 '멀티 터레인(Multi-terrain)' 기술을 새롭게 적용, 다양한 도로 환경에 최적의 구동력을 제공한다. 멀티 터레인은 운전자가 도로 환경에 맞게 일반, 눈길, 진흙, 모래, 오프로드 등 여러 주행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현대차는 앞으로 출시될 다양한 신차에 HTRAC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신형 싼타페에 이어 내년 출시를 앞둔 고성능 모델 '벨로스터 N'에도 HTRAC 탑재가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사륜구동 시스템은 SUV 등 오프로드 차량에만 장착됐으나, 안정적인 주행성능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늘면서 고급차를 중심으로 세단 장착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현대차가 독자적인 사륜구동 기술 브랜드를 보유할 경우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