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신산업 투자&상생 요청…LG, 19조 투자와 1만명 고용으로 화답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1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그룹과의 현장 소통 간담회'를 가졌다. 오른쪽은 구본준 LG 부회장.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1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그룹과의 현장 소통 간담회'를 가졌다. 오른쪽은 구본준 LG 부회장.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기업 첫 현장 행보로 LG그룹을 찾은 자리에서 혁신 성장과 대·중소기업 상생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을 다짐했다. 정부의 신산업 투자와 상생 요청에 LG는 19조원 투자와 1만명 고용으로 화답했다.

김 부총리는 12일 서울 여의도 LG그룹 본사에서 LG그룹 관계자와 현장 소통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혁신 성장에 관해 설명하고 상호 인식을 공유했다.

김 부총리는 모두 발언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 방향의 하나는 공정 경제로, 대·중·소 기업의 상생 협력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기술 탈취와 납품 단가 인하 등은 혁신 기업의 혁신 의지를 꺾는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정부는 대·중·소 기업의 상생 협력을 위해 불공정한 것은 엄정하게 하겠지만 상생 협력 모델이 우리 경제 전반에 퍼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혁신 성장과 관련해서는 고용 창출을 수반하는 신산업 투자를 요청했다. 특히 LG그룹과의 첫 만남이 벤처·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까지 소통 채널을 지속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LG그룹은 정부의 요청에 적극 화답했다.

LG는 자동차 부품, 에너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5세대(5G), 그린·레드 바이오 등 혁신 성장 미래 산업 추진에 역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미래 준비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년에는 올해보다 8% 증가한 19조원을 국내에 신규 투자하고, 이 가운데 50% 이상을 혁신 성장 분야에 투자키로 했다. 혁신 성장 분야 연구개발(R&D) 확대, 고부가 가치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2018년에 약 1만명 규모의 인력도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생 협력 생태계 구축을 위한 노력도 강화한다.

LG그룹은 거래 관계 개선과 자금 지원 중심의 상생 협력 범위를 기업의 사회 책임(CSR), 환경, 안전보건,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키로 했다.

김 부총리는 “LG가 제시한 고용 창출을 수반한 신산업 분야에 관해 전향 검토를 하겠다”면서 “앞으로 정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함께 설치하는 '혁신 옴부즈맨'을 통해 기업과의 소통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LG는 혁신 성장에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려 한다”면서 “LG 협력사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술과 인프라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동연 부총리와 구본준 LG 부회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김동연 부총리와 구본준 LG 부회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LG그룹 참석자의 주요 정책 건의 사항에 대한 정부 측 참석자의 답변과 의견 교환이 있었다.

LG는 2·3차 협력사로의 상생 협력 확산 노력이 1차 협력사에 대한 부당한 경영 간섭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확산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LG 측 제안을 긍정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사익 편취 우려 등이 없는 계열사 확장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며, 기술 혁신과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인수합병(M&A)은 오히려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미국의 세탁기 및 태양전지 세이프가드 조치와 관련해서는 국내 기업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부와 관련 기업이 긴밀하게 협업하면서 공동 대응키로 했다.

배출권 거래 시장 안정화 방안 마련 건의에 대해서는 2018년 배출권 우선 할당, 필요 시 시장 안정 물량 조기 공급, 거래 유동성 제고를 위한 시장 활성화 조치 등을 조속히 검토하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부 측에서 김 부총리와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최수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신영선 공정위 부위원장,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 등이 참석했다. LG 측에서는 구 부회장과 하현회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및 협력업체 대표 등이 함께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