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거래 세계 1위는 ‘일본’…無규제 덕분?

대표적 가상화폐(암호화폐) 비트코인의 지난 두 달간 글로벌 거래 전체에서 일본엔화 표시 거래 비율이 40%를 웃돌며 1위를 차지했다고 아사히·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세계 주요 가상화폐거래소의 비트코인 매출을 조사한 결과 2016년은 중국 위안화가 전 세계의 90%를 넘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9월 거래소를 강제 폐쇄한 뒤로는 중국 위안화 점유율은 거의 제로(0)가 됐다.

대신 일본 엔화가 주역으로 떠올랐다. 10월 점유율은 엔이 42%로 미국 달러(36%)를 제치고 1위였다. 11월에도 41%로 수위를 유지했다.

일별로 엔화 비중이 50%를 넘은 날도 있다. 일본 정부가 결제수단임을 법으로 인정하자 가격상승을 노린 개인들이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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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단시간에 수십만엔(한화 수백만원) 이상 가격변동이 잦아 화폐 기본기능인 지불수단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다. 결제시점에 지불액이 크게 변할 수 있어서다.

아사히신문은 “화폐보다는 투기대상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비트코인은 가격상승을 기대한 투기가 개인 거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비트코인거래소 비트플라이어는 이용자가 작년말 대비 2.5배 늘었다. 30대 이하가 60%를 차지한다. 일본 거래참가자가 100만명을 넘었다는 추정치도 나왔다.

이달 들어도 비트코인 거래는 늘어나는 추세다. 도쿄도내에 사는 38세 남성 회사원은 “보너스를 활용해 2주일 전 800만엔어치를 샀다”고 말했다.

일본 회사들의 겨울보너스 지급 시즌을 맞아 개인 참여가 급증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개인투자가 보호 체제 정비는 늦어지는 것은 우려되고 있다.

차입금을 활용해 원금(증거금)을 웃도는 거래를 하는 레버리지거래에 뛰어든 개인도 많다. 일본 내에서 증거금의 최대 25배까지 비트코인을 살 수 있는 곳도 있다.

현재 외환(FX)거래에서는 금융청이 증거금 배율 상한을 25배에서 10배 정도로 낮추는 규제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변동은 환율보다 심하지만 현 시점에서 규제가 없다.

미쓰비시UFJ리서치&컨설팅의 가도 사토루 수석연구원은 시세 조종 규제도 없는 문제 등을 들면서 “투명한 가격 형성을 감독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의 규제 움직임을 소개하면서 규제 강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