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통 계열사 데이터 통합 착수...AI 빅데이터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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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부터 순차적 진행 내년 일원화 작업 본격 나서

롯데가 백화점, 홈쇼핑 등 주요 유통 계열사의 상품 데이터를 통합한다. 언제 어디서나 구매 채널과 관계없이 동일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옴니채널'을 고도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각 유통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상품 정보를 일원화,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노린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주요 유통 계열사가 보유한 상품 정보와 카테고리 분류 체계 등 통합 작업에 착수했다. 작업을 주도할 그룹 내 태스크포스(TF)가 가동됐다. 하반기 유통 계열사의 재고 및 주문을 비롯한 백오피스(고객을 직접 상대하지 않는 부서) 부문의 데이터 일원화부터 시작됐다. 내년부터는 각 계열사 상품 관리 체계를 본격 통일한다.

롯데 유통 계열사 데이터 통합 착수...AI 빅데이터 결합

롯데는 새해에 롯데백화점부터 상품 분류 체계를 통합한다. 유통 계열사 가운데 상품을 가장 많이 갖춘 백화점을 시작으로 롯데홈쇼핑, 롯데닷컴, 롯데마트 등에서 통합이 순차 이뤄질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에 롯데마트, TV홈쇼핑, 온라인 몰, T커머스 등 다중 채널의 데이터가 일원화된다. 롯데는 이들 계열사 상품 데이터를 통합 시스템으로 전환할 외부 솔루션 관리 전문 업체까지 선정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백화점부터 통합 시스템 전환 작업을 시작한다”면서 “계열사 데이터 통합으로 다양한 시너지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뒀다.

롯데는 통합 데이터를 확보한 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결합시킨 차세대 유통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롯데는 앞으로 5년 안에 유통을 포함한 모든 그룹사에 AI 기반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오프라인에 강점이 있는 롯데 유통 노하우를 빠르게 온라인·모바일로 확대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 고객 데이터베이스(DB) 통합으로 유통 계열사 전체 매출 확대까지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롯데가 계열사별로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을 한데 모은 통합 쇼핑 채널을 구축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통합몰 'SSG닷컴'과 유사한 형태다. 롯데는 이미 수년 전부터 그룹 차원 통합 온라인·모바일 쇼핑몰 구축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롯데는 전국에 백화점 33개, 대형마트 120개, 편의점 9200여개를 갖춘 국내 최대 유통사다. 각 계열사가 보유한 쇼핑 정보를 통일하면 고객의 소비 패턴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통합 프로모션 및 마케팅이 가능해진다. 앞으로의 그룹 경영 방향에 따라 통합 온라인 쇼핑몰 기반으로 활용하거나 새로운 온·오프라인연계(O2O) 서비스도 기대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계열사가 합작한 고객 중심의 '옴니채널'을 유통 비즈니스 유닛(BU) 핵심 역량으로 육성하고 있다”면서 “통합 데이터 시스템은 옴니채널 서비스 본격화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백화점 고객이 모피 매장에서 제품을 시착했다.
롯데백화점 고객이 모피 매장에서 제품을 시착했다.

롯데의 계열사 간 연계는 경쟁 유통사는 물론 삼성, LG, CJ 등 여러 제조사에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원(One) 롯데'를 형성하면서 유통 계열사들이 공동 상품 소싱(대외 구매)에 나설 경우 가격이나 물량 확보에서 강력한 협상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