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과 수익성 딜레마, 자본시장 '한지붕 3형제' 고민 살펴보니

새 수장이 임명된 자본시장 한 지붕 3형제인 한국거래소, 코스콤(한국증권전산), 한국예탁결제원이 본격적 업무에 들어갔다.

한국거래소(KRX) 서울 사무소와 코스콤 전경
한국거래소(KRX) 서울 사무소와 코스콤 전경

13일 내년 업무를 준비하는 한국거래소와 계열사에 수익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잡으면서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접어든 자본시장 혁신이란 공통 과제가 떨어졌다.

코스콤과 예탁결제원은 한국거래소가 각각 지분 76.6%, 70.4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코스콤은 2015년 한국거래소와 함께 공공기관 지정이 해제됐지만, 예탁결제원은 기타 공공기관이다.

이들 기업은 새 수장 선임을 계기로 자본시장 핵심이자 맏형인 거래소를 중심으로 수익성과 함께 독립성, 자율성, 전문성 강화 등의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아울러 시장 감시역할과 투자자보호 등의 공공성 강화도 과거보다 중요해졌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지난달 27일 취임한 정지석 코스콤 사장이 업무를 시작하면서 수장 인사는 마무리됐다.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은 아직 임원 인사 등이 남아있다. 내년 1월경이 점쳐진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우선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정지석 코스콤 사장 임기는 3년으로 2020년 11월까지로 함께 간다. 작년 12월 취임한 이병래 예탁결제원 사장 임기도 2019년까지로 향후 2년간 손발을 맞출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작년 연결 기준 매출액 6982억원을 거뒀다. 이 중 코스콤은 2796억원, 예탁결제원은 1794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올해는 증시 활황으로 수수료 수익 상승이 예상되지만, 최근 년도 사업 성장세는 약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코스콤의 2016년 영업이익이 173억원으로 2015년(102억원) 대비 크게 늘었지만, 이는 매출액 규모가 줄어드는 가운데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다.

정지석 코스콤 사장은 “회사 경영수지가 좋지 않다”면서 “매출은 줄어들고 경영수지는 억지로 흑자를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예탁결제원은 2019년 전자증권제도 전면 도입으로 인한 시스템 구축 투자가 필요하다. 증권의 전자등록을 통해 발행·유통·관리가 이뤄지는 만큼 블록체인 등 신기술 도입과 신규 서비스모델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정지석 코스콤 대표이사 사장
정지석 코스콤 대표이사 사장

거래소 핵심 수익원인 수수료 수익은 업계의 효율화 요구로 날로 낮아지고 있다. 실제로 증권사도 거래수수료 기반 수익모델 의존도를 낮춰가는 상황에서 거래소 역시 수익 다변화가 절실하다. 또 자본시장에 생산적 금융 역할이 강조되면서 코스닥 활성화에도 앞장서야 한다. 거래소 5개 본부체제에서 코스닥시장본부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이들 인사, 예산 등의 강화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금융공기업 역할을 하면서 보수적 업무 분위기도 발목을 잡는다. 통합거래소 출범 이후 공공기관 지정과 해제, 지주회사 전환 등의 내부 갈등 요소도 남아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이 커지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 거래소 계열사의 독점 업무 비중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면서 “자본시장 플랫폼을 이끄는 기업으로서 비전을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