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페북, 수익 발생국 납세는 정상화 출발점

페이스북이 더블 아이리시(세율이 낮은 아일랜드 소재 법인으로 소득을 몰아줘서 탈세하는 방식) 기법을 써 온 메이저 글로벌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광고 수익 발생국에 해당 세금을 내기로 결정했다.

데이브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2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앞으로 조세회피처인 아일랜드에 수익을 몰아주는 게 아니라 광고 수익이 발생한 국가에 세금을 내겠다”면서 “실제 지역 매출 관련 정보를 요구한 세계 각국의 정부와 정책 결정자에게 더 많은 투명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페이스북코리아도 이 사실을 확인하며 2019년부터 한국에 광고 수익 관련 세금을 납부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가 여러 차례 지적해 온 대로 글로벌 기업이 세금이 낮은 국가로 수익을 이전시키는 방법으로 유지해 온 조세 회피 행위에 근본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물론 페이스북의 이번 조치가 자진해서 나왔다기보다 본사와 국가별 법인에 가해 오는 여론의 질타와 각국 정부의 압박에 못이긴 불가피한 수용일 공산이 크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막으려야 막을 수 없는 시대 변화이기도 하다.

나아가 같은 기법이나 유사한 방식으로 더 큰 규모의 세금을 회피하고 있는 애플, 구글도 이런 납세 정책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납세가 정상으로 이뤄지는 것은 해당 국가와 국민에 대한 당연한 도리이자 사업권을 보호 받고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자유를 얻는 가장 기본되는 조치다.
페이스북이 택한 납세 정책 변화가 모든 다국적 기업의 국가별 사업·운영 투명화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아가 납세 정보는 물론 매출, 수익, 투자, 고용 등 회사 경영에 관한 모든 지표가 낱낱이 공개돼야 한다. 한국 기업엔 이미 의무로 된 것처럼 모든 불평등 대우는 사라져야 한다.

[사설]페북, 수익 발생국 납세는 정상화 출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