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국발 LCD 공급과잉, 선제 대응해야

내년부터 액정표시장치(LCD)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발 물량 공세가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당초 내년 하반기로 계획된 BOE의 초대형 10.5세대 LCD 공장 가동이 앞당겨졌고, CEC도 2분기부터 8세대 신규 LCD 라인을 가동한다. 다른 중국업체의 초대형 신규 LCD 패널 공장도 2019년부터 순차 가동된다. 내년을 기점으로 LCD 산업은 더 이상 블루오션이 아니라 치열한 가격 경쟁 양상에 내몰릴 것이 확실시된다.

국내 LCD업계의 타격은 단순한 공급 과잉을 넘어 양산 포트폴리오 전반에 미친다. 중국업계가 준비하고 있는 패널이 한국 업계의 강점인 초대형 TV용이기 때문이다. 중국 업계의 타깃 자체가 애초부터 세계 프리미엄TV 시장에서 품질과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 업계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중국 50인치 이상 패널 수율이 낮아 새 팹에서 초대형 패널을 양산하기까지 아직은 시간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제 우리는 내년, 늦어도 그 이듬해로 예견된 중국발 LCD 공급 과잉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선제 대응이 요구된다.

중국의 추격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우리가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중국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LCD 생산 원가 절감 및 고부가 가치화로 시간을 벌면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신규 영역에서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여 나가야 한다. 동시에 국내 LCD 장비·재료 업계가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 LCD업계의 공격 투자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춘 지원이 필요하다. 수출 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도 병행해야 할 부분이다. 선순환 차원에서 신규 아이템의 장비·소재 경쟁력을 길러서 다시 찾아올 기회에 대비해야 한다. 중장기 과제로 OLED를 이을 대세 기술 연구도 산·학·연·관 공동으로 진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