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위원장 “재벌개혁 방법, 각 그룹이 더 잘 알아…빨리 결정해달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4일 재벌개혁과 관련 “각 그룹 문제점과 해결 방법은 그룹이 더 잘 안다. 요체는 방법을 실행하는 결정”이라며 “결정을 빨리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공정위 출입기자단 송년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하고 “내가 구체적으로 뭘 하라고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후 주요 대기업과 만나 '자발적 변화'를 주문했다. 그러나 기업에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김 위원장은 기업마다 현안이 달라 일괄적으로 얘기할 수 없으며, 각 기업 문제점과 해결방법은 당사자가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설명한 것이다.

재벌개혁은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6개월 내 개혁을 완수해야한다는 발상으로 지난 30년간 개혁이 실패했다”며 “절대로 그렇게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 문제의 핵심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관계”라며 “공정거래법을 바꿔서 금산분리를 사전적으로 강하게 규제하는 것을 해결책으로 보지 않는다. 금융감독통합시스템이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다.

남은 임기 동안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공정위원장으로 있는 동안 재벌 구조가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답했다.

장기간 조사 중인 사건을 신속히 처리할 계획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접수가 됐는데 캐비닛에 처박아 놓은 사건은 처리할 수 없으면 빨리 종결하고, 할 수 있는 건 빨리해야 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접수된 신고사건, 특히 장기 사건은 어떻게든 해결하라고 최근 간부워크숍 때 얘기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새해 1월부터 휴대폰 컬러링을 알스튜어트(Al Stewart)의 '베르사유궁전'(The Palace of Versailles)으로 바꿀 계획이며 여기에는 배경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프랑스 혁명에 대한 노래지만 혁명의 덧없음을 얘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공정위는 우리 사회를 바꾸고 싶다. 공정경제를 만들고 싶다”며 “그런데 방법은 혁명이 아닌 진화가 돼야 한다. 혁명의 방법으로 하루아침에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