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황 회장 친정체제 강화…주요 CEO 직속체계로

KT, 황 회장 친정체제 강화…주요 CEO 직속체계로

황창규 KT 회장이 전례 없이 강력한 친정 체제를 구축했다. 조직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한 물갈이 인사도 단행했다. 안팎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를 극복하겠다는 의지이자 자신감을 구체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황 회장은 지난 15일 2018년도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통해 주요 부문 전체를 CEO 직속 체계로 전환했다. CEO 아래 매스(Mass)총괄, 경영지원총괄 등 2개 총괄 아래 주요 부문을 배치해 온 종전의 체계를 개편했다. 이에 따라 '2총괄 7부문 1원 6실 1소' 조직이 총괄 없이 '7부문 1원 6실 1소'로 개편됐다. CEO-총괄-부문의 3단계 구조를 CEO-부문 2단계로 줄였다.

KT는 급변하고 있는 비즈니스 환경에 신속 대응, 경영의 효율성과 민첩성을 높이려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KT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를 황 회장 친정 체제 강화 조치로 해석했다. 황 회장은 조직 개편뿐만 아니라 인사를 통해서도 이 같은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전보다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풀이된다.

황 회장은 임헌문 매스 총괄 사장, 맹수호 CR부문장(사장), 이문환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을 대거 퇴진시켰다. 공석인 주요 요직에 새로운 인사를 수혈하지 않고 기존의 KT 인사 기용 방식을 취했다. 이필재 부사장을 마케팅 부문장, 박대수 전무를 CR부문장, 박윤영 부사장을 기업사업부문장으로 각각 발탁했다.

임 사장, 맹 사장, 이 부사장 퇴진으로 세대교체를 도모하는 동시에 주요 부문장의 직급을 직전보다 낮췄다. 황 회장이 확고한 친정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구현모 사장과 김인회 부사장은 유임됐다.

KT, 황 회장 친정체제 강화…주요 CEO 직속체계로

이에 앞서 황 회장은 8일 이동면 융합기술원장을 사장으로 임명하는 등 부사장 이상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1주일 만에 조직 대개편과 주요 부문장을 교체하고 직급을 낮추자 KT 내부에서조차 해석이 분분하다.

KT 관계자는 “CEO 직속으로 하되 부문의 독립성을 최대한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이해한다”면서도 “예상 밖의 인사로 내부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고 평했다.

일각에선 KT 경영·경쟁 환경이 급변하는 등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주요 임원들이 동시에 퇴진하고 조직이 대개편됨으로써 당분간 리스크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불만을 제기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한편 황 회장은 전무 8명과 상무 19명 등 총 27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5세대(5G) 이동통신과 블록체인 전담 조직을 신설했으며, 인공지능(AI) 담당 조직은 확대 재편했다. 미래 사업 컨설팅·관제·운용 지원 등 기능은 INS본부로 통합, 선택과 집중을 강화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