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현 카카오 부사장 "국내 AI 연구 생태계 만들기에 온힘 쓸 것"

황성현 카카오 인사 부문 총괄 부사장<사진 카카오>
황성현 카카오 인사 부문 총괄 부사장<사진 카카오>

“실리콘밸리 문화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연구인력이 만족할 만한 업무환경과 연구 생태계를 구축하겠습니다.”

카카오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인공지능 전문 인력 스카우트에 나선다. 황성현 카카오 인사 부문 총괄 부사장은 국내 기업들이 AI 연구인력 확보 경쟁에서 더 발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부사장은 지난해 카카오 합류 전까지 구글 본사에서 인사관리(HR) 비즈니스 파트너로 일했다. AI 연구 인력 확보전을 담당했다. 카카오에 합류한 뒤에도 AI 인력 채용에 힘을 쏟고 있다.

황 부사장은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은 이미 5, 6년 전부터 인공지능(AI) 연구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면서 “AI는 더욱 오랜 기간 세상을 바꾸는 핵심 기술이 돼 연구인력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는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하면서 연구 인력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은 불균형 상태”라고 분석했다.

황 부사장은 치열한 AI 연구 인력 확보전에서 카카오 경쟁력을 자신했다. 실리콘밸리 같은 개발자 중심의 투명한 조직 문화가 강점이다. 성과·평가·보상이 투명하게 공개된다. 회사가 나가고자 하는 방향과 진행상황을 정기적으로 알리며 직원과 소통한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쌓은 노하우, 데이터, 인프라도 AI 연구 인력을 끌어들이는 주요 요인이다. 업계 최고 수준 처우는 기본이다.

황 부사장은 “전 국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세상에 좋은 변화를 미칠 수 있는가가 개발자에게 중요하다”면서 “기술회사에선 투명성이 기본이다. 입사 전 한국기업에 대한 편견이 있었지만 오히려 실리콘밸리 회사보다 비전과 평가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 당황했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황성현 카카오 인사 부문 총괄 부사장<사진 카카오>
황성현 카카오 인사 부문 총괄 부사장<사진 카카오>

단순 AI 인력 확보뿐 아니라 대학과 연계한 연구 생태계 구축에도 힘을 쏟는다. 장기적으로 양질의 인재 양성 환경이 구축돼야 카카오도 우수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석박사 과정 재학생을 위한 '상시연구지원프로그램'을 실시한 것도 이런 작업 일환이다. 올해 연구비 지원, 대학 연계 프로젝트 진행, 해외 콘퍼런스 지원 등 지원을 확대했다. 11개 주요 대학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카카오 AI 지향점을 소개하고 내부 엔지니어 강의를 제공하는 등 접점을 늘렸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개발자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올해 초 임지훈 대표가 직접 실리콘밸리로 날아가 개발자들에게 카카오를 소개했다. 11월에는 재미한국인과학자 콘퍼런스를 지원했다.

황 부사장은 “해외에서는 아예 대학 학과를 만들어 10년 넘게 인재를 육성한다”면서 “국내 AI 연구 저변과 역량을 확대해야 카카오에게도 도움이 된다. 지원으로 성장한 석박사가 기업에 들어와 기여하는 선순환 발판 마련에 힘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으로 올해 석박사급 AI 연구 인력 수십 명을 확보했다. 열악한 국내 AI 연구 현실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김남주 전 자몽랩 연구소장을 카카오브레인 AI 연구 총괄로 영입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수시채용뿐 아니라 경력·신입 공개채용도 확대한다. 산학협력도 더욱 확대한다. 카카오 지원 프로그램이 알려지며 대학 쪽에서 먼저 문의하는 경우가 늘었다. 황 부사장은 높은 기술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빠른 학습역량과 신기술을 적용하는 데 두려움 없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부사장은 “단순히 카카오만 잘된다기보다 산업 전체 기술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능력 있는 개발자는 채용 제한이 없다. 수시채용, 공채, 경력자 공채, 콘퍼런스, 코딩 페스티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