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11月 중국 판매 전년 比 29.8%↓…“멀고 먼 사드 '해빙'”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판매 감소세가 다시 커졌다. 하반기 들어 판매세가 회복세를 보였고, 10월 말 한·중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갈등 해소에 합의하면서 반등을 기대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외면 받았다.

현대기아차 양재 본사 사옥.
현대기아차 양재 본사 사옥.

17일 현대·기아차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9.8% 감소한 14만5015대를 판매했다. 올 들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96만955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56만9207대)보다 38.2% 줄었다.

현대차는 지나달 중국에서 모두 9만5012대를 팔았다. 이는 바로 전월인 10월(8만16대)보다 18.7% 많은 것이지만, 지난해 같은 달(12만7008대)과 비교하면 25.2% 적은 양이다. 상반기 50%대에 이르던 현대차의 중국 판매 감소율(전년 동기 대비)은 8월 35.4%, 9월 18.4%, 10월 11.1%로 잇따라 줄면서 회복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11월 다시 감소폭이 25%로 뛰면서 여전히 중국 내 상황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왼쪽부터)베이징현대 판매본부장 문성곤 상무, 상임부총경리 천꾸이샹, 총경리 담도굉 부사장, 판매부본부장 우주타오가 지난 9월 19일 올 뉴 루이나 신차발표회 행사장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현대자동차)
(왼쪽부터)베이징현대 판매본부장 문성곤 상무, 상임부총경리 천꾸이샹, 총경리 담도굉 부사장, 판매부본부장 우주타오가 지난 9월 19일 올 뉴 루이나 신차발표회 행사장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현대자동차)

기아차는 11월 한 달 중국에서 5만3대를 판매했다. 10월보다는 17.6% 늘었지만, 작년 10월(4만2505대)보다는 37.1%나 감소한 실적이다. 10월의 감소율(39.3%)과 비교해 뚜렷한 개선이 없었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을 봐도 현대차는 66만4368대로 작년 같은 기간(99만60008대)보다 여전히 33.3% 부족한 상태다. 기아차 역시 11월까지 판매량(30만5185대)이 1년 전(57만3199대)보다 46.8%나 급감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아직 사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판매 부진 장기화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협력사와 판매 딜러들도 매출 하락 등 혹독한 시련을 겪은 만큼 판매가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일정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한중 산업협력 충칭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한중 산업협력 충칭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6일 중국 충칭(重慶)의 베이징현대차 제5공장을 방문했다. 1조 원이 투자된 베이징현대차 충칭공장은 연간 3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생산시설로, 지난 8월 30일 이후 소형 신차 첸쉰 '루이나'를 양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경 현대차가 2017년에 대외적인 어떤 요인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대외적 어려움이 해소됐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동행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대통령 방문에 직원들이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전했고, 현지 채용된 중국인 직원 대표는 “고객이 만족하는 차를 만들기 위해 한중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궈칭 시장(중앙 오른쪽)을 비롯 충칭시 관계자들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중앙 왼쪽)과 함께 시험생산하고 있는 충칭공장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제공=현대자동차)
장궈칭 시장(중앙 오른쪽)을 비롯 충칭시 관계자들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중앙 왼쪽)과 함께 시험생산하고 있는 충칭공장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제공=현대자동차)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