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새해 OLED TV 주력 패널 65·77인치로

IFA 2016에 선보인 77인치 LG 시그니처 올레드TV (사진=LG전자)
IFA 2016에 선보인 77인치 LG 시그니처 올레드TV (사진=LG전자)

LG디스플레이가 새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패널 주력 모델을 기존 55·65인치에서 65·77인치로 키운다. 생산량 비중이 큰 55인치 대신 65인치 비중을 늘리고 새롭게 70인치 이상 시장도 키운다. 내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70인치 이상 액정표시장치(LCD)가 쏟아져 나오는데 대항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65인치 OLED 패널 생산량이 55인치를 넘어섰다. 하프컷 방식의 8세대 생산라인 E3에서 77인치 OLED 패널 생산량을 늘린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로 마더글라스 한 장에 여러 규격의 패널을 동시에 찍어내는 멀티모델글라스(MMG)를 도입한 제조사다. LCD 패널은 MMG로 65인치와 75인치를 생산하지만 아직 OLED에는 MMG를 적용하지 않았다.

MMG를 적용하면 수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OLED는 LCD보다 기술 난도가 높아 MMG 도입이 쉽지 않다고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풀컷 방식 8세대 OLED 라인에도 MMG를 적용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으나 구체 도입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3분기 기준으로 LG디스플레이 OLED TV 패널 사이즈별 비중은 55인치가 65%, 65인치 이상 크기가 35%다. 11월 생산량에서 65인치 이상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면서 내년도 사이즈 전략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65인치, 77인치는 8세대 규격에서 면취효율이 60%대로 낮다. 8세대에서 55인치 6장을 생산해 면취율이 90%를 넘는 것과 대조적이다. 8세대에서는 65인치 3장을 생산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원장을 절반으로 잘라 증착하는 하프컷 방식 8세대 OLED 라인인 E3에서 70인치대 물량 비중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초기 8세대 OLED 라인이어서 풀컷이 아닌 하프컷 방식으로 구성됐다. 마더글라스 1장에서 77인치를 2장 생산할 수 있다.

OLED TV 패널 주력 모델을 65인치와 70인치대로 키우는 것은 LCD 진영의 대형화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삼성전자가 내년 프리미엄 TV 시장에 70인치 이상 초대형 제품을 중점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8K 해상도 기능을 더해 OLED TV보다 훨씬 시원하고 선명한 화질 경험을 선사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중국도 초대형 LCD TV 패널 공급량을 늘리는 게 목표다.

OLED TV 패널 고객사가 더 큰 사이즈 패널을 요구하는 것도 크게 작용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OLED TV 화질이 우수하고 몰입도가 높다보니 65인치와 그 이상 크기에서 더 좋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소니, LG전자 등 주요 패널 고객사가 65인치 이상 위주로 공급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65인치 이상 OLED TV 패널 생산량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TV 세트 가격은 더 낮아질 수 있다. 이미 55인치와 65인치 패널에서 골든 수율을 달성했고 생산능력을 증설해 전체 생산량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끼친다.

미국 내 65인치 LCD TV와 OLED TV 평균판매가격 전망 (자료=베스트바이)
미국 내 65인치 LCD TV와 OLED TV 평균판매가격 전망 (자료=베스트바이)

베스트바이는 미국 내 65인치 OLED TV 평균판매가격(ASP)이 빠르게 하락해 2021년이 되면 LCD TV보다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미국 내 2016년 4분기 65인치 4K OLED TV 평균판매가격은 6999달러로 삼성 65인치 4K QLED TV(3299달러)보다 2배 이상 비쌌다. 2017년 8월 기준으로 OLED TV 4999달러, QLED TV 2797달러로 가격 격차가 2배 이하로 줄었다.

2019년에는 격차가 1.5배 이하로 더 줄어든다고 내다봤다. 중국에서 10.5세대 LCD 라인을 가동하지만 동시에 중국 8.5세대 OLED 라인도 생산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가 파주 10.5세대 OLED 라인을 가동하면 가격 역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