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배터리 핵심 소재 양극재 내재화율 높인다

삼성SDI가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 내재화율을 높인다. 크게 늘어나는 배터리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생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울산 공장에 양극재 라인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용 배터리에 주로 쓰이는 니켈코발트망간(NCM)과 스마트폰 배터리에 많이 쓰이는 리튬코발트산화물(LCO) 양극재 라인 증설을 우선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삼성SDI는 울산 공장에서 LCO과 NCM 양극재 일부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내부 목표는 양극재 절반 가량을 인하우스(in-house) 생산으로 내재화하는 것이다.

양극재는 리튬이온 배터리 4대 원재료(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중 하나로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40%로 높고 배터리 성능에도 영향을 주는 핵심 소재다. 현재 양극재 시장에서 성능과 가격 경쟁력이 높은 NCM과 LCO 계열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SDI 소형 배터리 제품군 <사진=삼성SDI 홈페이지>
삼성SDI 소형 배터리 제품군 <사진=삼성SDI 홈페이지>

삼성SDI가 양극재 자체 생산을 늘리려는 이유는 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필요한 양극재 양도 늘어나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은 2016년 98.5기가와트시(GWh)에서 2020년 544.2GWh 규모로 약 5.5배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양극재 사용량도 2015년 15만5453톤 규모에서 2020년에는 89만3241톤 규모로 증가해 연평균 41.9%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SDI는 한국유미코아, 에코프로,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 중국 샨샨, B&M 등 국내외 이차전지 소재업체로부터 양극재를 공급받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각 소재 업체는 NCM 소재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소형 배터리 시장도 성장세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어 현재 필요한 수요를 국내 업체가 다 못 대고 있을 정도다. 공급망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현지 업체 관리가 쉽지 않아지는 것도 자체 생산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삼성SDI의 중대형 배터리 제품군 <사진=삼성SDI 홈페이지>
삼성SDI의 중대형 배터리 제품군 <사진=삼성SDI 홈페이지>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는 비용 절감을 위해 멀티벤더 전략을 운용하면서 전략적으로 중국 양극재 업체와 파트너십을 키워왔다”면서 “하지만 최근 중국 양극재 업체 규모가 커지고 중국 현지 시장 수요도 크게 늘어나면서 업체 관리가 쉽지 않아져 국내 업체와 자체 생산 비중을 높이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극재 시장에서는 벨기에 유미코아와 일본 니치아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중국 최대 양극재 업체 샨샨이 출하량을 늘리면서 세계 3위 수준으로 올라섰다. 샨샨을 비롯해 글로벌 상위 양극재 업체 10개 중 6개가 중국 업체일 정도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이차전지 업계는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와 비용 절감을 위해 내재화율을 높이는 추세다. LG화학도 지난해 9월 GS에너지 계열 양극재 제조사인 GS이엠의 생산설비와 인력을 인수하면서 양극재 사업을 일부 내재화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양극재를 비롯한 핵심 소재의 내재화를 검토 중인게 맞다”면서도 “아직 투자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