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에 노브랜드 국산로봇 대거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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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에 노브랜드 국산로봇 대거 투입
평창동계올림픽에 노브랜드 국산로봇 대거 투입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 현장에 국산 로봇이 대거 투입된다. 향후 로봇 수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평창 동계올림픽에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은 국내 8개 기업 로봇 11종 85대가 투입된다. 올림픽 부대행사에서 선수촌, 프레스센터 등지를 누비며 선수단 안내 같은 서비스를 수행한다.

로봇은 음료 서빙이나 각종 안내, 벽화 그리기, 청소, 경기정보 전달 등 임무를 수행한다. 지난 11일 대전 KAIST에서는 국내 최초의 휴머노이드인 휴보가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기도 했다.

국산로봇은 올림픽 기간 중 브랜드를 노출하지 못한다. 로봇에는 제작사 브랜드가 지워진 채 투입된다. 올림픽 공식 후원사 외 기업은 자사 브랜드를 가려야만 하며(디브랜딩) 마케팅 활용도 제한되기 때문이다. 올림픽 행사에서 브랜드를 노출하려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계약을 맺어야 한다. 이 권리를 따내기 위해 글로벌 기업은 IOC와 수천억원에 이르는 후원 계약을 맺는다. 세계적 스포츠 행사인 만큼 노출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로봇 관련 권리를 갖고 있는 공식 후원사는 일본 토요타다. 토요타는 IOC와 공식 후원 계약을 맺으면서 자동차와 로봇 일부 카테고리의 권리를 얻었다. 이 때문에 토요타 외 기업은 해당 분야에서 브랜드를 노출시키거나 홍보할 수 없다.

투입되는 국산 로봇에도 이 규정이 적용된다. IOC, 토요타와 승인 절차를 거쳐 로봇이 올림픽 현장에 투입되는 대신 브랜드 노출이나 마케팅 활용은 하지 않기로 했다.

브랜드는 가렸지만 국내 로봇업계에서는 한국로봇산업 홍보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한다. 로봇 외형은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브랜드가 노출되지 않더라도 일정 부분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이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올림픽 기간 중 공식적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처음인 만큼 세계 로봇산업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평창동계올림픽 로봇지원단 감독을 맡고 있는 박현섭 KAIST 교수는 “2020 도쿄올림픽,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도 대대적 로봇투입을 준비 중인데 그 시작을 평창이 한 셈”이라며 “해외 방문객에게 한국 로봇 기술력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