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쎄미시스코·대창모터스가 협력한다면

[기자수첩]쎄미시스코·대창모터스가 협력한다면

국내 중소기업인 대창모터스와 쎄미시스코가 초소형 전기자동차를 출시했다. 중소기업과 국내외 완성차 대기업이 경쟁하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두 회사 모두 국토교통부와 환경부의 안전·성능·환경 인증을 통과하며 중소기업 최초로 국가 보조금을 받는 '자격'까지 획득했다. 기존 완성차 업계와 경쟁할 시장 자격을 갖췄다.

쎄미시스코와 대창모터스는 국가 과제에 선정돼 제작·생산이나 시장 판매 노력과 상관없이 결과물만 딸랑 내놓는 여타 기업과의 질이 다르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와 달리 연구개발(R&D), 생산·제조 등에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을 노리고 일찌감치 차량 개발과 생산 시설 등에 투자했다. 내연기관차처럼 복잡한 엔지니어링 기술이나 부품 수도 절반이 안 되고 배터리·전기모터 등 핵심 부품은 기성품을 이용하기 때문에 '다품종 소량 생산'에 유리한 점을 노렸다.

이들은 차량 구조 설계, 제작뿐만 아니라 최적화 차체(프레임)까지 확보했다. 주행에 따른 무게 등 밸런싱을 위해 내부 구조나 부품 조정 등 어려운 기술도 보유했다. 안전주행 품질관리 능력도 갖췄다. 고속 승용전기차는 아니지만 초소형 전기차 업체로는 기본을 갖춘 셈이다.

우려되는 점도 있다. 수십년 잔뼈가 굵은 국내외 자동차 대기업과 경쟁하기 위한 브랜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자본력 한계로 기술 인력이나 시장 대응력은 한참 모자란다. 정부나 국회 대관 업무도 경험이 미천하다. 마케팅 능력과 자금까지 어느 하나 만만한 게 없다. 부품 구매력도 사후관리(AS)·정비, 물류까지 따져야 할 게 많다.

그러나 두 회사가 힘을 합치면 어떨까. 부품 구매비도 줄이고 각종 시험·품질관리 설비비도 아낄 수 있을 것이다. 공동 마케팅 채널을 쓰면 해외 진출 시기도 앞당길 수 있다. 모처럼 세계 무대를 꿈꾸는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이 나왔다. 앞날이 꽃길일 수만은 없다. 작은 기업이지만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어렵게 길을 돌아가는 일 없이 잘 성장할 방법을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