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주목할 해외 사례]미래 가치로 평가받는 '테슬라'

테슬라의 혁신성을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전기차 제조 회사지만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도 강자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태양광 패널,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칩까지 개발한다. 테슬라 중심에는 미래 가치를 실현하는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신년기획/주목할 해외 사례]미래 가치로 평가받는 '테슬라'

◇테슬라, 세계에서 주목하는 혁신기업…미래 가치로 시가총액 쑥쑥 올라

테슬라는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혁신기업 2위를 차지했다. 2016년과 2015년 연속으로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세일즈포스닷컴에 선두자리를 내줬지만 3년간 두 손가락 안에 들었다.

포브스는 '혁신 프리미엄 지수'로 순위를 정한다. 혁신 프리미엄 지수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 '이노베이터 DNA(Innovator's DNA)' 자체 지표다. 각 기업 새 기술·서비스 등 신성장동력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과 투자자 관심 수준을 반영한다. 현재 가치보다 미래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

테슬라는 자동차 제조업체로는 특이하게 정보기술(IT) 중심지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했다. 배터리 등 하드웨어(HW) 못지않게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예로 테슬라 자율주행 SW 오토파일럿은 2016년 12월 독일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막았다. '테슬라 X SUV' 주행 중 앞에서 두 차량 충돌사고가 일어나자 SW 작동으로 이를 피했다.

테슬라는 혁신 이미지와 다르게 만성 적자 기업이다. 2003년 회사 설립 이래 단 한 번도 영업이익을 달성하지 못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순손실이 6억1940만달러(약 6720억원)로 분기 사상 최대치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시가 총액은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와 비교해 최고 수준을 유지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시가총액은 약 569억원으로 제너럴모터스(GM)의 598억원보다 조금 떨어지는 수준이다. 지난해 4월에는 GM 시가총액을 앞지르기도 했다.

테슬라가 조망 받는 것은 미래 가치다. 테슬라는 내연기관 자동차 대체재로 촉망받는 전기차 시장에서 대중성·고급기술을 모두 갖춘 선두 기업이다. 테슬라 모델3는 최저 3만5000달러(약 3788만원)로 저렴하다. 모델S 70D는 한 번 충전으로 240마일(약 390㎞)을 주행하는 등 현재 전기차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췄다. 테슬라 전기차는 잘 팔린다. 스웨덴 글로벌 전기차 데이터베이스 분석사이트 이비볼륨스(EVvolumes)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세계 전기차 판매율 1위를 기록했다. 포브스는 지난해 8월 테슬라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45%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끊임없이 연구개발(R&D)에 집중하면서 전기차 시장을 지속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R&D 투자집중도(R&D 비용/매출액)는 매년 높아져 2016년 11.9%에 이른다. GM의 4.9%보다 두 배 넘는다.

전기차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2016년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솔라시티를 인수하며 태양광 패널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1월 호주에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을 완공했다. 최근에는 독자 AI칩을 개발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엔비디아(NVIDIA)를 긴장시켰다.

[신년기획/주목할 해외 사례]미래 가치로 평가받는 '테슬라'

◇테슬라 혁신의 중심, 엘론 머스크…꿈같은 구상 실현하는 행동가

테슬라가 과감한 도전을 이어가는 중심에는 엘론 머스크가 있다. 그는 담대한 구상을 실제로 실현에 옮긴다. 2016년 '2022년부터 화성에 사람을 보내겠다'고 발표하는 등 구상의 크기가 남다르다.

엘론 머스크는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출생했다. 어릴 때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소질을 보였다. 12세 때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웠다. 이후 17세인 1989년 캐나다 퀸스대에 들어갔다. 펜실베니아대에 편입해 물리학을 배웠고, 와튼 스쿨에서 경제학 석사를 받았다. 이후 실리콘밸리에서 SW 회사 '집투'를 설립했다. 집투를 매각한 후에는 페이팔 전신 '엑스닷컴(X.com)'을 공동 창업했다. 이후 2002년에 스페이스X를 만드는 등 활발한 창업활동을 이어왔다.

테슬라와는 창립 당시부터 인연을 맺었다. 2004년 마틴 에버하드와 마크 타페닝이 창업한 테슬라 모터스에 투자했다. 2008년부터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현재 스페이스엑스 CEO와 솔라시티 회장을 겸임한다. 전기차와 함께 비행기보다 빠른 초고속 진공열차 '하이퍼루프(Hyperloop)' 프로젝트, 화성 거주 계획 등 담대한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활보한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