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로봇 경쟁력, 디자인에서 성패 갈린다…대비해야"

홍성수 한국산업기술대학교 로봇디자인연구소 책임교수가 연구원들과 기념촬영했다.
홍성수 한국산업기술대학교 로봇디자인연구소 책임교수가 연구원들과 기념촬영했다.

“로봇 경쟁력은 앞으로 디자인에서 성패가 갈립니다.”

홍성수 한국산업기술대 로봇디자인연구소 책임교수는 로봇산업에도 원천 콘셉트 디자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2004년 한국산기대 합류 후 2005년 대학 내 로봇디자인연구소를 세웠다. 로봇 디자인 산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홍 교수는 연구소를 이끌며 60여개 로봇 디자인에 참여했다.

홍 교수는 로봇 제품 차별화 포인트로 디자인을 꼽았다. 그 예로 가전제품을 고를 때 소비자가 중시하는 요소가 브랜드와 디자인이라는 점을 들었다. 로봇시장도 머지않아 성능과 기능이 표준화돼 제품 간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전산업에서 가장 많은 디자이너를 보유한 것도 제품 디자인이 그만큼 중요성하기 때문”이라며 “향후 로봇 디자인 수요가 높아질 텐데 국내 로봇 디자인 생태계는 척박하다”고 지적했다.

홍성수 한국산업기술대학교 로봇디자인연구소 책임교수는 지난 13일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로봇 디자인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성수 한국산업기술대학교 로봇디자인연구소 책임교수는 지난 13일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로봇 디자인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로봇산업에서 디자인 비중은 외형 형태에 편중됐다. 기업에서는 자체 디자인 인력을 두기보다는 외주업체에 디자인을 맡기는 것을 선호한다. 중소기업으로선 디자인에 들어가는 비용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세계 정상급 로봇기업에서는 제품 기획부터 디자이너가 참여한다는 게 홍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국내에서는 디자인 인식은 심미성에만 집중되지만 제품 콘셉트 설정과 사용자와 제품 간 쓰임새 설정도 디자인에 포함된다”며 “새로운 제품군을 창조하는 '원천 콘셉트'가 중요하지만 정부 로봇 과제 대부분은 해외 혁신제품을 따라잡는 팔로어에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천 콘셉트는 제품 용도와 범주를 설정하는 기획이다. 현재 로봇산업 대세인 협동로봇도 원천 콘셉트에서 혁신을 이뤄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제품군이다.

그는 “국내 대학에서도 로봇 디자인 교육과정을 마련할 때가 됐다”면서 “지금과 같은 인력 양성 인프라에서는 향후 로봇 디자인 경쟁에서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