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딥씽킹...AI시대 해결책은 기계와의 협력

[북리뷰] 딥씽킹...AI시대 해결책은 기계와의 협력

인공지능(AI)이 점차 가깝게 다가오는 4차산업혁명 시대. 인간은 어떻게 미래를 대비해야 할까?

‘딥씽킹’(크로스 펴냄)은 AI 시대의 미래를 낙관적인 시각에서 통찰해 본 글이다. 천하무적이던 세계 체스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가 기계(인공지능)와 대결한 자신의 경험과 축적해 온 공부내용을 바탕으로 썼다. 1997년 5월 IBM의 슈퍼컴 ‘딥블루(Deep Blue)’와의 대결에서 패한 이야기를 씨줄로, 체스 프로그램의 역사와 AI에 대한 통찰력을 날줄로 삼아 엮어냈다.

카스파로프는 날로 똑똑해질 AI 시대를 맞아 인간이 살아남으려면 AI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 전편에 흐르는 그의 어조에는 미래 기계(AI)시대에 대해 비관 대신 낙관적 기대감이 배어있다.

저자는 1997년 5월까지만 해도 결코 쉽게 오지는 않을 것만 같았던 기계에 패배한 원인을 분석하면서 인간과 체스 기계(AI) 간의 대결 역사, 자신이 맞닥뜨린 딥소트(Deep Thought) 및 딥블루(Deep Blue) 대국과 관련된 체스판 안팎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여기엔 주최 측과 상대방(딥블루), 인간 체스 챔피언인 자신의 대국 심리, 그리고 체스 예찬까지 버무려져 있다.

이 책에서는 날로 지능이 높아져 가는 기계(AI)의 흐름을 이야기 하며 기계(AI)와의 협업을 통해 인간의 부족함을 보충할 수 있다는 내용이 강조되고 있다.

예를 들어 저자는 인간의 경우 냉정한 승부사인 체스챔피언조차 감정에 휘둘릴 수 있는 약점을 가진다고 토로한다. 그리고 이를 기계와의 협력을 통해 보완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주장한다.

“인간은 주변세계를 이야기를 통해 이해하려고 한다....반면 이야기는 우리의 편견에 부합하거나 혹은 편견을 강화함으로써 우리를 객관적인 데이터에서 더욱 멀어지게 한다...인간이 이러한 인식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어쩌면 영원히 불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에게 그러한 편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리고 우리가 기계와 협력적인 관계를 형성한다면 이 같은 안이한 인식적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다.”(본문 224쪽)

그는 또한 “(기억을 컴퓨터 메모리에 저장해 두는 방식으로)두뇌를 아웃소싱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중요한 위험이 아니다)”고 말한다.

“정말로 중요한 위험은 피상적인 지식에 만족한 채 창조를 위한 이해와 통찰력을 잃어버리는 것이다”(본문 362쪽)라고 갈파하고 있다.

저자의 이러한 견해는 (당장에는) 인공지능이 결코 목적성이나 주관을 가지지 못한다는 전제하에서 이뤄지고 있는 듯 보인다. (물론 이 책에서 저자는 체스 튜링 테스트 통과에 실패한 저자 자신의 경험도 쓰고 있지만 궁극적인 지능을 갖춘 슈퍼인텔리전스까지 나아가지는 않는다.)

물론 카스파로프도 기계가 인간세상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는 의견들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자신의 낙관적 의견을 굳건히 이어 나가고 있다.

그는 세계 4대 AI고수로 꼽히는 앤드루 응의 발언을 빌어 “오늘날 슈퍼지능과 사악한 이농지능에 대한 우리사회의 만연한 우려가 ‘화성의 인구과잉 문제’를 미리 걱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슈퍼 인텔리전스’의 저자)보스트롬과 같은 사람들의 우려를 부정하려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물러설 줄도 안다.

카스파로프는 결국 AI와 함께 할 미래에 대한 지나친 부정적 의견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정반합적인 타결책을 모색하며 끝까지 낙관적 입장을 견지한다.

그는 미래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문명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이러한 낙관적 사고는 “신기술이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그래도 나는 신기술과 함께 성장하는 젊은 세대의 가능성을 믿는다. 우리세대가 컴퓨터와 인공위성 기술을 활용하는 것처럼. 그리고 그러한 기술의 도움으로 꿈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젊은 세대역시 신기술을 활용함으로써 놀라운 성취를 이뤄낼 것이다”라는 부분(본문 414쪽)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의 이 이야기는 적어도 10~20년 내의 가까운 미래에 어떻게 될지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가리 카스파로프 지음, 박세연 옮김, 어크로스 펴냄, 1만6000원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