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서일 회계법인 합병 "회계업계 빅5로 재편 추진"

중견 회계법인인 이현회계법인과 서일회계법인이 합병을 통한 '빅5' 도약을 선언했다.

양 회계법인은 3월 20일자로 합병해 '이현서일회계법인'으로 출범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이날 합병계약 체결을 한 뒤 12일 합병승인 사원총회를 개최한다.

3월 20일 출범하는 합병법인인 '이현서일회계법인' 대표이사 회장에는 강성원 전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추대됐다.
3월 20일 출범하는 합병법인인 '이현서일회계법인' 대표이사 회장에는 강성원 전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추대됐다.

빅5 도약을 위한 새로운 법인의 선장에는 강성원 대표이사 회장을 추대한다. 강 회장은 삼정회계법인 대표를 거쳐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을 연임했다.

기존 김진호·전갑종 이현회계법인 대표와 이재덕 서일회계법인은 회계, 감사, 품질 등의 분야에서 경영을 지원하게 된다.

강 회장은 “삼일·삼성·안진·한영 등 이른바 '빅4' 못지않은 체계화된 조직과 시스템을 갖추겠다”며 “국내외 경쟁력을 갖춰 회계 업계를 빅5로 재편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합병법인의 올해 목표 매출액은 500억원 이상이다. 또 적극적 채용을 통해 150명 수준 인원을 연말까지 최대 250여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두 회사의 합병은 단순 제휴를 넘어선 물리·화학적 결합을 염두에 뒀다. 회계감사, 세무, 컨설팅 등 기능별 종합 서비스라인과 체계적 감사품질관리 시스템을 갖춘 조직을 꾸리게 된다.

이현회계법인은 세계 5대 회계법인 BDO의 한국 제휴법인이다. 2007년 창업 이래 매년 20% 이상 고속성장을 했다. 조세분야 전문성을 갖췄다. 서일회계법인은 1999년 창업해 탄탄한 중견회계법인이다.

회계업계에서는 중견회계법인인 이현과 서일의 합병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주식회사 외부감사 등에 관한 법률(이하 외감법)' 개정안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2020년부터 금융당국이 모든 상장법인 외부 감사인(회계법인)을 지정하는 '감사인 지정제'가 시행된다. 이에 따른 업계의 품질 및 규모 확대가 필요하다. 빅4가 주도하는 회계시장에 변화가 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중견·중소회계법인 간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는 이유다.

국내 회계업계는 빅4가 전체 시장 매출의 50% 상당을 차지하며, 매출도 2000억~3000억원대에 달한다. 나머지 170여개 중견·중소회계법인과 격차가 크다.

이현회계법인 관계자는 “회계업계 빅5로 도약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려야한다”며 “전문 인력 채용도 늘리면서, 중소 회계법인과 추가 합병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