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공공 와이파이 2.0' 첫 단추가 중요하다

[기고]'공공 와이파이 2.0' 첫 단추가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통신비 절감 방안의 하나로 '공공 와이파이 2.0' 구축을 공약에 담았다. 사업이 완료되면 서민과 소외 계층 중심의 공공 와이파이가 전 국민이 이용하는 공공 편의 시설로 확대된다.

한편 초연결 사회에서는 보안 문제가 반드시 중요 이슈로 된다. 최근 무선 근거리통신망(LAN, 랜)을 탑재한 컴퓨터, 전화, 인터넷 공유기가 도청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현대 무선 네트워크 대다수가 사용하고 있는 통신 암호화 표준 프로토콜 '와이파이 보호접속 2'(WPA2)에 보안 취약점이 발견된 것이다. 안전하다고 생각한 신용카드, 비밀번호, 이메일, 메시지 등 개인 정보가 유출될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공공 와이파이 2.0' 사업은 이전의 1.0 사업과 달리 보안, 품질 저하 우려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공공 와이파이 1.0' 사업의 경우 장비 구매 및 설비 비용 면에서 이동통신사 부담이 큰 구조였다. 장비 관리 주체가 있기는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IP를 제공하기 않기 때문에 성능 유지·강화가 어려웠다.

이에 따라 '공공 와이파이 2.0' 사업에서는 지방자치단체별 시행을 하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었다. 지자체에서 장비를 도입하고 관리하다 보니 엔터프라이즈 무선넷 제품을 도입하기 시작했고, 관내 문제 발생 시 빠른 해결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더욱이 지자체가 서비스 품질 관리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지자체 입장에서는 좋은 장비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작업에만 신경 쓰면 되는 것이다.

서울 구로구는 2015년부터 자체 서비스 사업으로 공공 와이파이를 시작했다. 현재 구로구 전역에 400개 이상의 와이파이 존이 설치돼 있다. 구로구는 와이파이 시설을 통해 각종 행사나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과거 공공 와이파이 사업이 구축으로 끝난 것과 달리 지자체에서 직접 운영하다 보니 관리가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무선은 본질상 관리가 어렵다. 외부의 아무런 개입 없이도 IP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넓은 지역에 퍼져 있는 무선 시설물을 관리하는 툴이 없으면 안 되기 때문에 항상 관제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은 필수다.

네트워크 서비스 상태를 가시화할 수 있는 보안 솔루션을 도입, 기기와 무선 랜의 상태 관리뿐만 아니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네트워크 서비스 상태까지 일괄 표시하고 사용자 네트워크를 식별해서 상태를 가시화해야 한다.

네트워크 통합 인증 기반 솔루션을 통해 모든 단말에 적합한 네트워크 액세스를 일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공공장소에서 와이파이를 이용해 안전하게 접속하고, 편안한 방법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가이드와 제어 담당 위치 기반을 활용한 부가 가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자세한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한 광고 푸시 및 길 안내 서비스 등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공공 와이파이를 통해 관내 시민의 모바일 경험을 증가시켜서 이를 비콘, 무선 액세스 포인트(AP),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작성 플랫폼으로 연계해서 사용자 위치 정보를 활용하게 되면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성 향상에도 일조할 수 있다.

초연결 시대에는 수많은 디바이스와 운용체계(OS)가 연결돼 있고, 공공장소는 더 이상 공공장소로서의 의미가 없어진다. 현재 '공공 와이파이 2.0' 사업을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안정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근고지영.' 뿌리가 튼튼해야 가지가 무성하다는 뜻이다. 근본이 튼튼해야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는 말이다. 공공 와이파이 사업 초기 단계에서 안정된 생태계를 구축하지 않으면 보안 위기를 맞아 한 번에 무너질 수도 있다.

강인철 한국HPE아루바 전무 in-cheol.kang@hp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