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고위급회담…"北, 평창동계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 응원단 등 파견"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등을 파견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응원단 파견이 성사될 경우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대회 이후 근 13년 만이다. 북한은 2년간 끊겼던 서해 군 통신선을 복구했다.

남북은 9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고위급 당국회담에서 북측이 평창 올림픽에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한다는 데 사실상 합의했다. 이날 회담은 23개월 만에 이뤄진 남북 간 공식 협상 자리다.

양측은 이날 오전 논의를 원활하게 하자는 의미로 공동보도문 초안을 상호 교환했다. 남측 대표단은 북측에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표단과 응원단 파견, 공동입장을 제의했다. 설날을 계기로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갖자며 이를 위한 적십자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북측은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을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북은 오후에도 2차 실무회의를 통해 협상을 이어갔다.

남북은 공동보도문 초안을 기반으로 상대측 의견을 좀 더 구체적으로 검토한 뒤 오후 다시 만나 협의했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북측이 기조발언을 통해 회담을 결실 있는 대화로 만들어 남북관계의 획기적 계기로 만들 의지가 확고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한반도 평화를 모색하고 남북 간 모든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풀어나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천 차관은 “우발충돌 방지를 위한 군사당국회담도 북측에 제의했다”며 “아울러 상호 존중의 토대 위에서 협력하면서 한반도에서 상호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조속히 비핵화 등 평화정착을 위한 대화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표명했다”고 말했다.

우리 측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 재개를 제안한 것에는 북측이 특별히 언급하거나 반응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북측은 대북제재 해제나 개성공단 재개 등에 관해서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 차관은 “남북 관계 등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 양측이 기본입장을 말했기 때문에 구체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소식이 전해지자 평창올림픽을 치르는 강원도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문순 지사는 “강원도가 제안한 것이 모두 채택됐다”며 “전 세계인의 축복 가운데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게 됐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