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기술 탈취' 의혹 벗었다…법원, 중소기업 청구 기각

한 중소기업이 현대자동차에 기술을 빼앗겼다고 손해배상 소송을 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함석천 부장판사)는 최근 생물정화기술업체 비제이씨가 현대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고 21일 밝혔다.

비제이씨는 2004년부터 자동차 도장 작업 중에 발생하는 악취를 제거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미생물제를 현대차에 공급해 왔다. 2013년 무렵 현대차 울산 공장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제기됐으나 기존 미생물제로는 개선되지 않았고, 환경부도 개선요청을 했다.

이후 2014년 현대차는 경북대 산학협력단과 악취 저감을 위한 공동 연구를 벌였고, '미생물제를 이용한 악취 제거 방법'에 관한 발명 특허를 출원했다. 현대차는 이 연구 결과를 반영한 새로운 미생물제를 납품받기 위해 입찰을 했고, 비제이씨가 아닌 다른 업체가 선정됐다.

이에 비제이씨는 “현대차에 악취 제거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제공했는데 현대차가 이를 유용해 경북대와 특허출원을 했고, 합리적 이유 없이 거래를 끊었다”면서 하도급법과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손해 10억원을 물어내라고 소송을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가 피고에게 제공한 자료는 업계에 알려진 일반적인 수준에 해당하거나, 원고가 피고와의 거래를 위해 이미 피고에게 제공했던 자료”라며 하도급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는 경북대 협력단과 공동 연구를 해 새로운 원인 물질을 찾아 특허 등록을 한 것”이라면서 “피고는 원고에게 문제 개선 기회를 줬고 입찰 기회도 부여한 만큼 일방적으로 거래를 끊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