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꿈 꿀수 있는 대한민국을 꿈꾼다

프로가 돼 돌아왔다. 현 정부를 평가하는 일각의 시선이다. 10년 전 보수 진영에 정권을 내준 그들이 아니라는 의견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70%를 넘나든다. 10년이라는 고통의 시간은 성숙을 선물했다. 시간은 약이었고, 훌륭한 스승이었다. 물론 산업 측면에서 탈원전 정책 기조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야당의 표적이 된 외교 안보 분야는 숙제로 남아 있다.

진정한 대결은 이제부터다. 사실상 허니문 기간이 끝났다. 시행착오도 생겨나고 있다. 대표로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 정책을 들 수 있다. 3월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영어 수업을 하지 못하게 하려다 역풍을 맞았다. 선행학습 금지 논리와 검증되지 않은 학습 효과라는 주장은 단지 머릿속 정책이었다. 유아를 둔 학부모들의 마음과 심정을 헤아리지 못했다. 그 결과 정서 행복추구권을 차단한 것이다. 영어유치원에 보내지 못하는 다수 '맘'들의 박탈감을 인지하지 못했다. 방과 후 수업에서라도 영어를 접하게 하려는 학부모들의 의지를 국가가 원천 차단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가상화폐도 마찬가지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열풍은 로또광풍과 별반 차이가 없다. 인생 역전을 꿈꾸는 서민은 지금도 매주 로또를 구입하면서 일시 행복감에 젖는다. 현실에서 수십억원을 한 방에 손에 쥘 수 있는 합법 방법이기 때문이다. 로또 구입은 투기인가 투자인가. 이런 관점에서 가상화폐를 둘러싼 혼선은 현 정부의 실책에 가깝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방침 발언은 화제를 모았다.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한다고 소주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할 수 있는가. 가상화폐 논란은 일정 시간이 흐르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다. 그러나 지금껏 정부 가상화폐 정책은 오락가락했다. 대한민국이 투기판으로 전락되는 것은 당연히 막아야 한다. 국가 이미지와 국민 경제에도 좋을 수 없다. 합리화 대책이 필요하다.

국가는 국민의 삶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 영어수업 금지 정책과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논란은 이 같은 근본 질문을 던진다. 행복추구권은 헌법 10조에 보장된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권리다. 영어 수업은 서민이 누릴 수 있는 소박한 정서상의 행복일 수 있다. 효과는 둘째 문제다. 가상화폐도 똑같다. 2030세대 청춘들이 한겨울밤의 꿈이라 하더라도 꿀 수 있어야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내일의 희망이 보이지 않기에 더 아플 수 있다. 국가는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품게 만들어야 한다. 계층 상승의 가능성을 열어 줘야 한다. 현 시스템에서는 사회 지위와 계급 이동이 극히 제한돼 있다. 부의 대물림, 권력의 상속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 달 전 중국의 한 농부가 여객기를 만들었다는 외신이 눈길을 끌어당겼다. 농부는 용접기와 망치를 이용해 1000억원대 가격의 에어버스 A320 여객기 실물 모형을 만들었다. 제작 과정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비행기는 어린 시절 그의 꿈이었고, 그는 평생 모은 돈을 꿈 실현에 투입했다. 아름다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박상기 장관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발언 이후 본 댓글이 긴 여운을 남긴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단 한 번이라도 행복한 꿈을 꾸게 해 준 적이 있습니까.” 꿈꿀 수 있는 대한민국을 꿈꾼다. 프로는 프로여야 한다.

[데스크라인]꿈 꿀수 있는 대한민국을 꿈꾼다

김원석 성장기업부 데스크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