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큰 손 KSV "한국 글로벌 리더십 확보에 힘 보탤 것"

아놀드 허 KSV CGO
아놀드 허 KSV CGO

KSV는 지난해 한국 e스포츠업계 큰 손으로 떠올랐다. 카밤 창업주 중 한명인 케빈 추 대표가 설립한 이 회사는 블리자드 1인칭슈팅(FPS)게임 '오버워치' 서울팀을 소유하며 한국 시장에 진입했다.

KSV는 설립 1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리그오브레전드(LoL)' 프로팀 삼성갤럭시 인수를 비롯해 '히어로즈오브더스톰' '배틀그라운드' 프로팀을 세팅하며 국내 최대 e스포츠 그룹으로 떠올랐다. 선수와 코치만 40명이 활동한다.

아놀드 허 KSV CGO(글로벌성장책임자)는 22일 전자신문과 만나 “KSV는 글로벌 e스포츠사업에서 리더십을 가지는 것 외에 선택권이 없다”고 말했다. e스포츠를 홍보와 마케팅 수단으로 주로 활용했단 기존 대기업 비즈니스와는 다를 것이라는 이야기다.

KSV는 이르면 상반기 내 소속 선수를 위한 종합 e스포츠센터(가칭)를 연다. 케빈 추 대표는 KSV 설립 당시 “수백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는 그 일환이다.

여기에는 연습실, 스트리밍실은 물론 카페테리아, 기본 숙식 시설 등 선수 복지를 위한 시설이 들어선다. 허 CGO는 “서로 다른 종목 세계 최고 선수들이 한 공간에서 모인다면 창의적인 전략과 플레이가 탄생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KSV가 가진 또 다른 비전은 10대 혹은 20대 초반 프로게이머들에게 체계적인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다.

자산관리·외국어 학습능력을 키워 프로게이머 이후에도 경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사람'에 투자한다. 허 CGO는 “선수 매니지먼트를 위해 여러 전문기관과 협력하고 있고 곧 결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개발도 서두른다. 자연어처리 기술로 프로게이머 스트리밍 방송이 자동으로 번역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 프로게이머가 한국어로 방송을 하면 세계 각지 시청자가 그들 언어로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 목표다. 이미 관련 업체들과 논의를 시작했다.

허 CGO는 “한국 프로게이머가 글로벌 팬덤을 가지게 하는 것이 KSV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다국적 자본과 경영진이 모인 KSV가 한국 e스포츠의 글로벌 진출 가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케빈 추 대표는 중국계, 허 CGO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허 CGO는 KSV에 합류 전 2017년 9월까지 약 2년 11개월간 미미박스 미국 지사장을 역임했다. 이전에는 구글 모바일 커머스 부서, 보스턴 컨설팅, 골드만삭스 등에서 일했다.

허 CGO는 “미국프로야구(MLB) 시청자는 58세인데 비해 e스포츠 시청층은 훨씬 젊다”면서 “미래에 e스포츠가 스포츠산업 주류로 떠오를 것이라는 데 이견을 가진 사람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허 GCO는 “한국은 e스포츠에서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나라”라면서 “세계적인 팀과 선수를 가졌다는 것은 국가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글로벌 e스포츠 산업이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 때문에 리더십을 놓치지 않으려면 한국 e스포츠 생태계 행보도 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