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생명공학 급성장에 남녀소득·위상차 더 커질 우려"

정보기술(IT)과 바이오테크 급성장 속에 남녀 소득 격차와 업계 내부의 위상이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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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연차 총회 '다보스 포럼'을 앞두고 공개된 미래 직장에 관한 새 보고서는 불평등을 해소할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급성장 분야인 IT와 바이오테크 분야에서 남녀 간 보수와 지위의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2026년까지 기술 발달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직장 가운데 57%는 여성들이 종사하는 곳이라고 전했다. 이는 남성이 IT와 바이오테크와 같은 분야에서 우월적 지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가디언은 해석했다.

동시에 여성은 IT뿐만 아니라 보건과 교육분야에서도 최고위직 승진 기회를 얻기가 어려워지면서 최근 수년간 이뤄낸 남녀 성 평등이 과거로 회귀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다보스포럼 성 평등·교육·일자리 담당자인 사디아 자히디는 “우리는 정말로 불평등이 악화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며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그렇지만 특히 IT 분야에서 그렇다. 우리는 남녀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가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 공개된 WEF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남녀 간 기회 격차는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벌어졌다. 47년 역사의 다보스 포럼 역시 2011년 여성 할당제를 도입해 여성 참석 증가를 꾀했지만, 여성 사절단 비율은 21%에 달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올해 다보스 포럼에서 여성 공동 의장은 모든 분야에 걸쳐 모두 7명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지니 로메티 IBM 최고경영자(CEO),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 샤란 버로우 국제무역노동자총연맹(ITUC) 사무총장 등이다.

버로우 사무총장은 다른 공동 의장과 함께 “올해 이 모임에서 어떠한 남성도 전략적 역할을 맡게 되는 것으로 임명되지 않았다”며 “이는 모든 것이 세상과 함께 옳지 않다는 것을 강력히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매년 1월 정치·경제·학계 거물 등 약 3000명이 스위스 알프스 산악휴양지 다보스에서 주요 현안들을 논의하는 포럼은 남성 지도자가 부각되는 탓 '다보스 맨'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올해로 48번째인 다보스 포럼은 '파편화한 세계 속에서 공유할 수 있는 미래의 창조'를 주제로 오는 23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열린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