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국내 최초 가상화폐 결제 도입

강남 소재 투명치과가 국내 최초로 모든 치료를 현금 없이 가상화폐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강남 소재 투명치과가 국내 최초로 모든 치료를 현금 없이 가상화폐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日 방문고객 수 800명 이상인 한 대형병원이 국내 최초로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가상화폐가 실물 결제로 확산되는 촉매가 될지 주목된다. 일반 식당 등 소형 가맹점 위주로 가상화폐 결제가 도입된 사례는 있지만 의료업계 적용은 처음이다.

5일 정보통신(IT)·의료업계에 따르면, 강남 소재 투명치과(원장 강제훈)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10여개가 넘는 가상화폐를 현금대신 결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치아 교정은 물론 미백, 라미네이트, 충치치료, 보존치료, 보철치료, 임플란트 등 모든 치료와 시술을 현금없이 가상화폐로 결제한다.

강제훈 투명치과 대표원장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 계좌 연동을 통해 비트코인은 물론 이더리움, 리플 등 10여종에 이르는 가상화폐로 모든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며 “가상화폐 자체를 전자지갑 형태로 수납에 이용하거나 병원에서 자체 환전을 통해 고객이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결제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지난 1일부터 결제 시스템을 오픈했고, 20~30대 젊은 고객을 타깃으로 대대적인 마케팅과 홍보활동에 돌입했다.

강남 가로수길에 위치한 투명치과는 일평균 고객 약 800명에 달하는 대형 병원이다. 결제 플랫폼을 막 오픈했지만, 가상화폐 결제를 문의하는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병원이 가상화폐 결제를 도입한 데에는 IT와 의료시술을 결합한 치아 교정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IT에 대한 니즈가 많았기 때문이다. 투명치과는 국내 최초로 3D캐드와 3D프린터를 이용한 투명교정 노비절 특허를 보유한 병원이다.

가상화폐 결제 플랫폼 도입을 시작으로 전자문서 관리와 환자 정보 보안 강화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강제훈 투명치과 대표원장은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 도입을 시작으로 향후 고객 정보 관리 등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강제훈 투명치과 대표원장은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 도입을 시작으로 향후 고객 정보 관리 등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강 원장은 “가상화폐 투기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있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향후 내부 보안 관리 플랫폼으로 활용한다면 생체정보 기록, 저장에 혁신을 촉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일본, 미국에서는 의료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부터 헬스케어 기업을 중심으로 환자 생체 및 의료 기록을 저장하는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환자가 생체 기록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면 의사는 축적된 자료를 진단·처방에 사용할 수 있으며 환자가 병원을 옮겨도 기록은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든 컴퓨터에 저장된다. 이전의 병력을 확인할 수 있다. 제약업체들도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특정 처방약의 유통상황을 파악하고 수급을 조절하는 플랫폼 구축을 연구하고 있다.

강 원장은 “환자의 의료 정보가 컴퓨터에 보관돼 있는데, 한번 해킹이 발생하면 병원은 치명적인 리스크를 떠안게 된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결제는 물론 환자 정보 손실을 막을 수 있는 인프라 도입을 곧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을 찾은 한 고객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로 치과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게 신기하다”며 “다음 치료때 한번 내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할 예정”이라고 관심을 보였다.

한편 가상화폐 사용처를 알려주는 코인맵에 따르면, 국내 가상화폐 사용가능 업소는 167개로 증가 추세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