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 시높시스 22년간 맺은 파트너십 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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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 기업의 계약 갱신 거부로 22년간 한 우물만을 파온 중소기업이 존폐 위기에 몰렸다. 미국 시높시스OSG(Optical Soiutions Group)는 지난해 8월말 모던하이테크에 광학SW 대리점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10월말 모든 거래를 끊었다.

계약 해지로 모던하이테크(대표 김도현)는 올해에는 지난해 매출액(약 80억원)의 20%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육·영업 등 분야를 담당했던 광학사업부 조직은 사실상 해체됐다.

모던하이테크는 지난해 9월 15일 시높시스 본사를 대상으로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분쟁 조정 신청을 했으며 이달 중 발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5일 밝혔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시높시스 계약해지로 인한 억울함을 올려놓았다. 시높시스 본사는 한국 법률 대리인으로 대형 로펌인 김앤장을 내세워 모던하이테크가 실질적으로 구제받을 지는 미지수다.

◇시높시스, “22년 관계 일방 해지”=시높시스는 모던하이테크와 계약을 해지하는 대신 지난해 11월 1일 설립된 모 업체와 광학설계 SW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시높시스가 지난해 8월 22일 모던하이테크에 대리점계약 해지 이메일을 보낸 지 약 2달 만에 판권을 넘겼다.

모던하이테크 측은 “22년 전 황무지나 다를 바 없던 광학 SW시장 상황에서 땀 흘리며 일한 결과 시높시스 제품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려놓은 공로를 외면했다”고 말했다.

◇수수료 문제로 갈등 증폭=양사는 2013년 8월부터 대리점 수수료 체계를 놓고 약 5년간 갈등을 빚어왔다. 대리점 수수료 체계는 SA(Sales Agent)와 DO(Distributor Order) 등 두 가지로 나눈다. SA는 고객사가 외화로 시높시스로부터 제품을 직접 구매하고 대리점은 판매 역할만 하는 반면 DO는 고객사가 대리점으로부터 원화로 제품을 구매·공급하는 방식이다.

DO 판매 수수료는 대리점이 직접 수입·판매하다 보니 35%, SA 판매수수료는 25% 이다. 모던하이테크는 DO 거래를 선호한 반면 시높시스는 수수료가 좀 더 낮은 SA 거래를 선호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시높시스는 모던하이테크와 계약을 갱신할 때 거래 방식을 SA로 바꿀 것으로 요구했고 DO 방식도 SA 방식과 같은 수수료를 지급하겠다고 통보했다는 게 모던하이테크 측 설명이다. 모던하이테크 측은 “SA·DO 수수료율 체계를 통합해 35%로 요청했고 시높시스는 30%까지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견차가 좁혀지지 않자 시높시스가 결국 대리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시높시스 OSG 측 책임자는 모던하이테크 계약 해지 통보 원인을 묻는 이메일 질문에 답신을 하지 않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