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회피 유한회사, 네거티브 규제로 차단"...금융위 긍정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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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8일 개최한 '인터넷시장 역차별 해소' 토론회 현장.
<더불어민주당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8일 개최한 '인터넷시장 역차별 해소' 토론회 현장.>

모든 유한회사가 외부감사를 받도록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시됐다.

더불어민주당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8일 개최한 '인터넷시장 역차별 해소' 주제 토론회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이같이 진단했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최민식 상명대학교 교수는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개정으로 유한회사도 외부감사를 받게 됐다”며 “하지만 법 적용 대상이 제한적이어서 빠져나가는 유한회사가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식회사와 대통령령에 따른 일부 유한회사에만 적용될 뿐 상법상 유한책임회사, 합명회사, 합자회사 등은 제외된다는 설명이다. 현행 외부감사 대상 기업은 △자산 120억원 이상 △자산 70억원 이상이면서 종업원 300명 이상 △자산 70억원 이상이면서 부채 70억원 이상 △상장사 또는 상장 예정기업 중 하나에 해당될 경우로 한정돼 있다.

최 교수는 “외부감사 대상을 열거하는 국내와 달리 주요 국가는 네거티브 방식을 채택해 원칙상 감사를 의무화하고 있다”며 “향후 외감법 시행령 개정 시 글로벌 기준과 비교해 법 적용 범위가 최대한 확대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간 소득 이전을 통한 세원잠식(BEPS) 프로젝트에 맞춰 국내 세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요구도 했다. 국제적 공조 및 대응 체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다만 이 같은 규제가 국내기업까지 불똥이 튀어선 안 된다고 경계했다. 최 교수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게 국내법을 바꾸자는 게 핵심”이라며 “불균형 규제를 바로잡아 동등한 상황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회에서도 역차별, 규제 불균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손영채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은 “유한회사, 주식회사를 차별할 이유가 없다”며 “시행령 입법예고를 내달 하는데, 이와 같은 연장선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세금을 회피하는) 유한회사가 없도록 고민하고 있다”며 “네거티브 규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유영욱 공정거래위원회 지식산업감시과장은 “역차별이 해소되려면 국내기업에만 적용되는, 꼭 필요하지 않은 규제가 뭔지 가려내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며 “역차별 문제가 풀릴 수 있도록 다른 나라 사례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방효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은 “다국적기업의 법인세 회피에만 논의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부가가치세 영역도 중요하다”며 “그러나 관계당국은 아직 관련 연구개발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외감법 대상 요건에 대해서는 “종업원 수 기준이 현재 300인 이상으로 돼 있는데 50~100명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구글, 페이스북, 블리자드 등 해외기업 역시 재무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며 “매출 규모가 파악되면 자연스럽게 국내 과세기준을 지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의원은 “역차별 해소를 통한 공정경쟁 환경조성에 힘쓰겠다”며 “국회에서도 지속적 관심을 두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인터넷시장은 미국 IT기업의 각축장이 돼가고 있다”며 “산업혁신을 저해하는 규제개선도 필요하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국내외 사업자 간 공정하지 못한 부분을 바로잡는 데도 관계기관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