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수소전기차 '넥쏘', '미라이, '클래리티', "누가 더 잘나가"

[이슈분석]수소전기차 '넥쏘', '미라이, '클래리티', "누가 더 잘나가"

현대자동차가 최근 '넥쏘(NEXO)'를 공개하고 일본 토요타 '미라이(Mirai)', 혼다 '클래리티(Clarity)'와 함께 글로벌 수소연료전지전기차(FCEV)시장 경쟁에 가세했다. 폭스바겐, 르노·닛산얼라이언스, GM 등 글로벌 유력 자동차 업체보다 앞선 행보다.

2014년 출시된 미라이는 이미 글로벌 누적판매량 5300대를 기록, 미국·일본 수소전기차 시장 기반을 다지는 중이고, 혼다는 미라이 선행 전략을 토대로 시장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현대차는 핵심기술 국산화로 2세대 수소전기차를 출시하며 정면돌파에 나선다. 이들 3사의 수소전기차 자체 경쟁력을 비교했다.

현대차가 2월 공개한 2세대 수소전기차 '넥쏘(NEXO)'.
현대차가 2월 공개한 2세대 수소전기차 '넥쏘(NEXO)'.
토요타가 2014년말부터 판매 시작한 수소전기차 '마리이(Mirai)'.
토요타가 2014년말부터 판매 시작한 수소전기차 '마리이(Mirai)'.

◇주행거리는 '넥쏘', 주행효율은 '혼다'·'미라이'

세 모델의 주행거리 성능에선 넥쏘가 가장 앞섰다. 아직 수소충전인프라가 크게 부족한 상황을 고려한 시장 선점 전략이다. 다만 일반차로 따지면 연비에 해당하는 수소 1kg당 주행 효율은 클래리티와 미라이가 더 높다.

넥쏘와 미라이, 클래리티의 수소탱크 저장용량은 각각 6.33㎏·5㎏·5.46㎏이다. 이들 모두 같은 저장압력(70Mpa)의 고압탱크를 장착한 것을 감안하면 가장 많은 수소연료를 담은 넥쏘가 장거리 주행에 가장 유리할 수 있다. 수소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마찬가지로 주행거리는 연료(수소)탱크 크기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넥쏘는 미국 EPA기준 한번 충전에 595㎞를 주행하지만, 수소 1㎏당 주행 성능은 클래리티가 107.8㎞로 가장 길다. 미라이가 100.4㎞ 넥쏘는 93.9㎞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넥쏘는 경쟁 모델보다 10% 이상 큰 수소탱크를 장착했다. 유일하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제작됐지만, 공차중량이나 트렁크 용량 등에서는 뛰어난 경쟁력을 확보했다. 차 무게나 실내 공간 활용 측면에서는 넥쏘가 가장 유리하다는 평가다.

넥쏘의 전기모터는 최고 163마력(120㎾), 최대 40.3㎏·m의 토크를 발휘한다. 미라이는 최고 154마력(113㎾), 최대 34.2㎏·m에 수소탱크 용량은 5㎏으로 한번 충전 시 502㎞(EPA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클래리티는 최고 170마력(130㎾)을 발휘해 출력이 가장 높고, 주행거리도 최장 589㎞를 달린다.

업계 관계자는 “기름탱크(고압수소탱크)를 늘려 항속거리가 경쟁차보다 길다거나, 충전시간이 전기차보다 크게 빠르다는 건 수소전기차 특성상 당연한 일”이라며 “향후 시장 확대에 따라 수소전기차 경쟁력은 주행거리보단 가격이나 연비, 안전성, 편리성 등 일반 구매 포인트와 비슷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국산화에 공들였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전용 플랫폼 출시는 토요타보다 3년 이상 늦었지만 독자 기술만큼은 앞선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연료전지 3대 핵심 기술(MEA·분리판·GDL) 중에 난도가 가장 높은 전극막접합체(MEA)와 금속분리판을 독자 개발해 넥쏘에 적용했다.

지금까지는 흑연을 깎아 만든 두꺼운 분리판을 사용했지만 금속 분리판의 개발로 분리판 두께를 0.1㎜ 이하로 줄였다. 공정 간소화로 시간과 비용이 절감되는 구조다.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부피도 크게 줄면서 차량 경량화에도 유리하다. 현대차 충주공장에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핵심 부품 양산력도 갖췄다. 여기에 일본 토요타만 유일했던 수소저장탱크 개발과 양산까지 가능한 국내 파트너사까지 확보했다.

이 회사와 협력을 통해 탄소섬유에 에폭시·열가소성 수지 등을 합침시켜 만든 탄소복합소재와 필라멘트 와인딩(filament winding) 공법으로 고가의 고강도 탄소섬유를 적용한 토요타 수소탱크보다 양산비용이 크게 저렴하다.

반면 토요타 미라이는 수소를 70MPa(약 700기압)의 고압으로 저장하기 위해, 자체 수소연료전지 스택을 3층 구조(3D fine mesh flow)로 하고,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등을 핵심 소재로 활용했다. 이전 모델인 '토요타 FCHV-adv'에 탑재한 고압수소탱크에 비해 탱크 저장 성능을 약 20% 향상시켰다. 이를 통해 2014년 업계 최초로 탱크 중량에 대한 수소저장량 비율 5.7wt%를 실현했지만, 현재는 넥쏘, 클래리티도 같은 비율의 고압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고출력의 토요타 FC스택과 최적의 배터리 출력 제어로 모터를 구동한다. FC스택이나 고압수소탱크 등을 차량 중앙부의 바닥 밑에 배치해 무게 밸런싱 최적화를 실현했다. 동시에 리어 서스펜션 주위의 강성 강화를 비롯한 고강성 차체의 채용 등 안정성과 쾌적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또한 재해 등 정전이 발생했을 때 약 60kWh의 전기를 최대 9kW의 출력으로 가정 등에 비상 전원용으로 공급할 수 있다. 차 트렁크 내에 설정된 콘센트(차데모 단자)로부터의 전력을 직류(DC)에서 교류(AC)로 변환해 주택이나 가전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전기차 전문가 박철완 박사는 “현대차가 연료전지 MEA와 분리판 내재화에 성공하면서 토요타와 수소전기차 시장의 양강구도를 형성한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양산형 수소전기차 출시를 통한 시장 검증이 두 회사의 우위를 따지는 첫 번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넥쏘(현대차)·미라이(토요타)·클래리티(혼다) 주요 제원 비교(자료 각사·美EPA)

[이슈분석]수소전기차 '넥쏘', '미라이, '클래리티', "누가 더 잘나가"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