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비행 T커머스...올해 8VSB 타고 3조원 시장 넘는다

작년 총 취급액 1조8000억원 수준...홈쇼핑 계열도 선전

T커머스가 초고속 성장 가도에 들어섰다. 매년 2~3배 이상 시장 규모를 키우면서 국내 주요 유통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주요 사업자가 공격 마케팅 전략을 앞세워서 시장 점유율 확보에 속도를 낸 덕이다. 올해 T커머스 시장은 역대 최대인 3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 TV홈쇼핑에 버금가는 거대 미디어 커머스 시장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유통업계는 지난해 T커머스 업계 총 취급액을 1조8000억원 수준으로 집계했다. 전년 9980억원에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T커머스 시장이 본격 태동한 2013년의 총 거래액이 230억원에 불과하던 것을 감안하면 무려 78배 이상 커졌다.

지난해 5개 비홈쇼핑 계열 T커머스 사업자의 총 취급액은 1조1150억원으로 집계됐다. 5개사의 취급액만으로 전년 전체 시장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KTH 'K쇼핑' 방송화면
KTH 'K쇼핑' 방송화면

KTH는 지난해 연 취급액 3700억원 이상을 기록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전년 2500억원 에서 약 1200억원 증가했다. KTH의 T커머스 지난해 사업 매출은 2016년 대비 46.5% 증가한 1075억원이었다. 전체 매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7%를 차지한다. 2012년과 비교하면 14배 성장이다. TV는 물론 온라인·모바일로 판로를 다각화하고, 인공지능(AI) 스피커 주문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쇼핑 인프라를 확장하며 수요를 끌어 모았다.

신세계TV쇼핑의 지난해 취급액은 3000억원 수준이다. 전년 1453억원에서 2배 이상 늘었다. IPTV,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에서 이른바 'A급' 채널로 구분되는 한 자릿수 채널을 확보하는 등 공격 마케팅 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신세계TV쇼핑은 올해 연간 기준 흑자 전환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태광그룹 쇼핑엔티는 연거래액 1860억원으로 업계 3위 자리를 지켰다. 더블유쇼핑의 지난해 취급액은 전년 677억원에서 110% 증가한 1424억원이다. 매출 387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출범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 스토아(옛 B쇼핑)는 1300억원대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홈쇼핑 계열 T커머스도 선전했다. CJ오쇼핑은 T커머스 'CJ오쇼핑 플러스'에서 2356억원 취급액을 기록했다. 전년 1075억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현대홈쇼핑은 1030억원에서 1770억원, GS홈쇼핑은 570억원에서 1243억원으로 각각 급증했다. TV홈쇼핑 상품 경쟁력과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T커머스에 접목하며 시너지를 노린 결과다.

올해 T커머스 시장은 역대 최대 3조원 규모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가능성을 확인한 사업자들이 속속 A급 채널 확보, 콘텐츠 다양화 등 공격 마케팅에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근 T커머스에 아날로그 방송을 고화질(HD)로 시청할 수 있는 8레벨 측파연구대(8VSB)를 조건부로 허용하면서 잠재 고객층도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T커머스가 8VSB로 송출되면 사실상 실시간 TV홈쇼핑과 동일한 조건(디지털+아날로그 방송)으로 경쟁하게 된다”면서 “T커머스와 홈쇼핑의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T커머스 시장 규모 추이(단위 억원)


자료:업계 취합

고공비행 T커머스...올해 8VSB 타고 3조원 시장 넘는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