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민 교수의 펀한 기술경영]<105> 벽돌과 회반죽의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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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막, 섶다리, 대장간, 돌담, 다랑논, 담배막, 달동네, 죽방렴, 술도가, 서낭당, 풍금, 완행열차… 그리고 골목길 구멍가게. 10년 전쯤 출간된 '사라져 가는 것들 잊혀져 가는 것들'이란 단행본에 실린 마흔 가지 추억들이다. 사라져 가는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좋은, 위대한, 그리고 사라져 간 기업(Good to Great to Gone)'의 저자 앨런 워첼은 '벽돌과 회반죽' 기업도 그 가운데 하나일지 모른다고 말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 플랫폼과 브릭&모르타르의 대결. 이것만큼 기업을 극명하게 구분하는 표현도 없다.

마르코 이안시티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말하는 두 방식의 차이는 간단하다. 온라인 기업에 더 많은 고객은 더 높은 수익을 의미한다. 브릭&모르타르에 이것은 '어느 정도까지만' 가능하다. 홈디포, 월마트, 베스트바이, 노드스트롬 같은 기업조차 갓 생긴 온라인 기업의 도전에 버텨 내기가 쉽지 않다.

과연 벽돌과 회반죽으로 쌓은 기업이 생존할 수 있을까. 지금은 사려졌지만 한때 혁신 기업으로 불린 서킷시티의 최고경영자(CEO)로 있던 워첼이 들려주는 몇 가지 조언이 있다.

첫째 서비스를 찾아라. 상식은 더욱 현대화된 화려한 매장이었다. 그러나 정작 덕을 본 곳은 아마존이었다. 제품을 보고 설명을 들었지만 정작 주문은 가격이 싼 아마존에 했다. 해답은 상식과 반대였다. '브릭&모르타르'만의 서비스에 있었다. 베스트바이의 기크스쿼드는 한 사례다. 설치, 사용법, 수리, 업그레이드까지 말 그대로 뭐든 해결해 주는 서비스 팀이다.

둘째 전문화하라. 많은 기업 가운데 유독 홈디포는 영향이 적었다. 멋진 발코니를 만들거나 집을 한 칸 늘이는 데에는 규격품이란 없다. 주문한 정확한 치수의 맞춤형 목재는 필수다. DIY족들에게도 점원의 조언은 필수다. 발코니나 화단을 꾸미기에도 노하우는 핵심이다.

셋째 서비스를 팔아라. 애플을 보자. 제품 관련 공짜 정보는 얼마든 있다. 그러나 전문 사용법이나 1대1 강의도 많다. 정작 이것들은 유료다. 유료 서비스는 베스트바이에도 가장 수익 높은 부문이다. 가격을 매겨 보라. 고객이 기꺼이 받아들인다면 당신은 온라인과 경쟁할 수 있다.

넷째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라. 노드스트롬은 '로컬'이란 작은 매장을 여럿 만들었다. 예약을 하고, 시간 맞춰 방문한다. 미리 준비된 옷을 입어 보고 주문하면 새 옷이 배달된다. 온라인과 경쟁하는 대신 온라인 방식을 뒤집어 보기도 한다. 쇼루밍이 위협이지만 리버스쇼루밍 방식이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박재민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
<박재민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

온라인과의 경쟁은 쉽지 않다. 경영 구루의 조언도 엇갈린다. 게리 해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스티브 잡스를 한번 떠올려 보자고 한다. 잡스는 말년에 애플과 자신이 기술과 리버럴 아트 교차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온갖 혁신 기술도 좋지만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뭔가가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의미다.

'브릭&모르타르' 기업도 마찬가지 아닐까. 자신의 이름에 걸맞은, 고객이 공감하는 무언가를 찾아내라는 것이다. 결국 해답은 새 '벽돌과 회반죽' 방식 찾기에 있다. 경쟁자에게도 없지만 예전의 내게도 없던 것이다.

박재민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 jpark@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