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증권가 "금리 인상 단기조정에 환율 변동이 더 큰 걱정"

예상보다 빠른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세계 주식시장이 며칠 간 요동쳤다. 안정세를 찾았지만,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은 이미 알려진 금리 인상보다 환율 변화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이어진 글로벌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동반 약세에도 국내 증권사는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을 크게 바꾸지 않고 있다.

9일(현지시간)까지 뉴욕 주식시장에서 다우지수는 2만4190포인트(P)를 기록하며 한 주만에 5.2%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2거래일 연속 1% 이상 상승하며 반등세를 이어갔다.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2.85% 안팎에서 안정세를 찾았다.

국내 증시도 안정세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4거래일 연속으로 1% 넘게 하락했던 코스피 지수는 12일부터 상승세를 되찾기 시작했다. 13일 오후 1시 40분 기준으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0.73% 상승한 2402.72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세계 증시 폭락을 갑작스런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일시적인 발작 증세로 해석한다. 특히 공포지수로 일컬어 지는 미국 VIX지수는 이달 들어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환경은 글로벌 경기 확장과 기업 실적 개선, 원자재 시장의 안정 등 우호적”이라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극단적 저변동성 환경이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일시적 발작 증상”이라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당장 변동성 확대보다는 환율 환경 변화 여부가 국내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한다. 원화 강세는 외국인 투자 이익을 늘리는 효과를 줄 수 있다.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 뿐만 아니라 환차익까지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1050원 수준까지 하락하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108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환율이 1100원대 수준까지 상승하면 외국인의 추가 이탈 위험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1100원을 위험 확산의 주요 변곡점으로 여기고 있다”며 “1050~1100원이라는 견고한 박스권을 상향 돌파할 경우 최근 나타나고 있는 심리 위축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