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 새 검정교과서 최대 33% 인하...18개 출판사 모두 합의

올해 도입되는 초·중·고교 새 검정교과서 가격이 최대 33% 인하된다. 18개 출판사가 모두 합의했다.

지난 몇 년간 교과서 가격자율화와 정부 가격 조정명령에 따른 소송 등 교과서 가격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와 출판사가 대화로 가격 인하 접점을 찾았다.

교육부는 13일 한국장학재단에서 교과용도서심의회를 개최하고 2018학년도 검정도서 신간본 가격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새 검정교과서. 사진=교육부
새 검정교과서. 사진=교육부

2018학년도에 새로 도입되는 검정교과서는 초등학교 3~4학년 음악·미술·체육·영어 등 8책, 중학교 1학년 국어·영어·수학 등 18책, 고등학교 1학년 국어·수학 등 총 27책이다.

초등학교 3~4학년 교과서는 평균 지난해 4538원에서 올해 4397원으로 3% 내렸다. 중1 교과서는 지난해 8878원에서 5945원으로 33%, 고등학교 신간본은 평균 8659원에서 7277원으로 16% 인하됐다. 교과서 가격이 큰 폭으로 내리면서 이를 기준으로 한 교육물가 안정도 기대된다.

교과서 평균 가격 비교. 자료=교육부
교과서 평균 가격 비교. 자료=교육부

과거 교과서 가격 자율화 후 가격이 두 배 이상 폭등하는 등 문제가 발생한 후 정부가 조정명령을 통해 강제로 가격 인하를 시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출판사가 소송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이어졌다. 정부와 출판사는 그동안 쌓인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총 58책 413종의 교과용도서에 대한 가격 협상을 4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새 교육과정의 학습량 적정화 기조에 따라 신간본 교과서의 평균 쪽수가 20.97% 감소하는 등 총원가 인하요인이 있었다. 인정에서 검정으로 전환된 도서가 28책 증가해 과거보다 엄격한 분석 과정을 거친 것도 가격 안정화에 기여했다. 검정도서는 교육부가, 인정도서는 17개 시도교육청이 가격을 결정한다.

정부는 출판사의 공정이윤을 보장하고 교과서 품질을 제고하기 위해 협상 과정에서 검정수수료와 수정보완 비용을 총원가에 반영하는 등 출판사의 요구도 일부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교사용지도서의 가격협상 결과, 초등 3-4학년 지도서는 전년보다 1만7876원 인상된 5만391원에서 결정된 반면, 중 1학년 지도서는 1만9634원 인하된 5만8412원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됐다.

2018학년도 검정 교과용 도서 신간본 가격은 오는 20일 관보에 게재되며, 2월말 교과서 공급이 마무리되는 즉시 출판사는 국립학교, 고등학교, 시·도교육청로부터 교과서 대금을 지급받게 된다.

남부호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출판업계의 어려운 사정과 경영 환경 속에서도 정부를 신뢰하고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주신 모든 출판사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 교육부는 “지속적인 대화와 제도개선을 통해 상생과 협치의 길을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합의에 대해, 2015개정 교육과정 검정도서 21개 발행사는 입장 발표를 통해 교육부 가격 권고가 비현실적이지만 발전적인 교과서 발행제도 확립을 위한 선택이라면서 향후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황근식 교과서 현안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개발 및 생산비 기채에 따른 금융비를 감당하기에 어려운 현실”이라면서 “백지 노트 값도 안 되는 부당하고 비현실적인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의 제도개선에 대한 약속을 믿고, 발전적인 교과서 발행제도 확립을 위해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는 교과서 주문이 이뤄지기 전에 교과서 가격을 확정해, 수요자들이 품질과 가격을 보고 교과서를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경쟁을 통한 좋은 교과서 개발을 하겠다는 교육부의 목적 달성을 위해 민간기업의 희생을 강요하고 기업의 발전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면서 교과서 질 향상을 위해 이에 맞는 정책을 시급히 수립해 줄 것을 요청했다.


2018학년도 가격결정 대상 신간본 검정도서 현황
※ 2015 교육과정 신간본 검정교과서는 (2018) 58책, (2019) 39책, (2020) 15책 적용 예정

초·중·고교 새 검정교과서 최대 33% 인하...18개 출판사 모두 합의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