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통신장비 자립 기반 조성해야

10기가 인터넷 구축이 시작된다. 신청만 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커버리지(전국 85개 시 기준)는 2019년 10%, 2020년 20%, 2021년 35%, 2022년 50%가 목표다. 10기가 인터넷은 현재 보편화된 기가인터넷의 2.5배에서 10배까지 빠른 서비스다.

미국, 영국, 일본 등의 해외 사업자들은 이미 10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도 마음만 먹으면 계획보다 훨씬 빠르게 10기가 인터넷 구축이 가능하다. 문제는 서비스 가격이다. 해외 10기가 인터넷의 월 이용료는 국가별 차이가 있지만 수십만원대다. 일반인이 이용하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어서 상용 서비스라 부르기엔 무리가 있다.

정부가 10기가 인터넷의 대중화 선결 과제인 장비 국산화율을 올해 15%로 시작해 2022년 90%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외산 장비를 도입할 경우 10기가 인프라는 언제든 구축이 가능하지만 장비 국산화를 병행해서 국내 통신 산업 생태계를 갖추는 쪽에 비중을 둔 것이다. 장비 국산화가 이뤄져야 기가인터넷 서비스의 가격을 대중화가 가능한 현행 기가인터넷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올해 안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되 장비 개발과 시범 구축을 지속, 가격을 떨어뜨리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10기가 인터넷 서비스의 대중화는 빠를수록 좋다. 4차 산업혁명의 대동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리하게 국산 통신장비 산업 육성에 역행하는 외산 장비 도입을 독려할 정도로 조급하지는 않다. 다행히 정부는 지난해부터 누구보다 먼저 10기가 인터넷 로드맵을 준비해 왔다. 장비 국산화 연구개발(R&D) 계획도 세웠고, 통신사업자 참여를 유도해서 수요 창출과 저변 확대를 위한 시범 사업도 진행한다. 과거 초고속인터넷 상용화 당시에는 어쩔 수 없이 외산 장비를 대거 채택했지만 10기가 인터넷은 정책 준비가 철저하게 진행된 만큼 통신장비 자립 기반 조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2022년에 정부의 목표대로 통신 장비 국산화율 90%가 달성됐다는 소식을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