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규의 'YOLO와' 쇼핑칼럼] 피부에 와 닿는 베트남 K-뷰티(K-BEAUTY)의 인기

고현규 케이그룹 대표이사
고현규 케이그룹 대표이사

세계적으로 K-뷰티(K-BEAUTY)로 일컬어 지는 한국 화장품의 인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그간 한국의 주력 수출제품으로 섬유•전자기기•철강•자동차•스마트폰 등이 꼽혀왔다면, 최근에는 뷰티분야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화권을 중심으로 중저가 브랜드 제품은 물론, 한국식 미용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많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글로벌 유명 뷰티스토어 체인인 ‘세포라(SEPHORA)’에도 온라인 입점을 비롯해 K-뷰티 코너가 따로 마련된 적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 가운데 최근 가장 주목되는 곳이 베트남입니다. 저희 케이그룹의 베트남 프로젝트 거래처 ‘아지바이(Azibai)’를 만나는 가운데, 주로 소개받았던 곳이 현지 뷰티업계 관계자인 것은 물론 현재까지도 그 수요는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왜 한국 뷰티제품에 열광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자연 및 경제환경적 요인과 K팝한류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2016년 케이그룹 한국 화장품 베트남 수출설명회.
2016년 케이그룹 한국 화장품 베트남 수출설명회.

먼저 베트남은 최근 수년간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뤄오면서 국가 총 GDP는 2159억 달러(세계 44위, 2017 IMF기준) 수준에 달할 정도로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따라 개별 소비자들의 구매능력이나 해외정보 습득 능력이 향상되면서 점차 미용에 대한 의식수준도 바뀌게 됐습니다. 여기에 사회주의 국가구조 상 뷰티제품 여성의 사회활동 수준과 소득이 뒷받침되면서 뷰티제품의 절대수요가 높아지게 됐습니다.

한류 드라마나 K팝 아이돌들의 활약덕분에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다는 점도 한 몫을 합니다. 한류콘텐츠 속 고운 피부의 한국 연예인에 대한 관심은 베트남인이 갖고 있는 흰 피부에 대한 동경과 맞물리면서 한국의 미백, 천연재료 관련 제품의 인기를 높였습니다. 또 구매자를 매료시킬만한 용기 디자인이나 효과 등이 베트남 현지인들을 만족시키면서 더욱 큰 수요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베트남 현지 관련 업계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에 대한 한국의 화장품 수출 증가율은 2016년에 비해 101% 증가했고, 시장 규모 역시 2012년보다 약 2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기초 관리 제품과 보디 케어제품은 물론, 메이크업 제품에 이르기까지 고른 성장세를 보여 주고 있다고 합니다.

케이그룹-아지바이(케이그룹 베트남 파트너사) 간 화장품부문 소싱회의.
케이그룹-아지바이(케이그룹 베트남 파트너사) 간 화장품부문 소싱회의.

또 한 가지는 베트남의 IT환경과 유통 인프라입니다. 현재 1억 명에 가까운 베트남 인구 가운데 약 35%에 해당하는 4000만 명정도의 청장년층(15~34세)이 하나 이상의 SNS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은 현지 메신저 ‘잘로(ZALO)’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활용해 정보를 취득하고 물품을 구매합니다. 이로 인해 ‘짜오’라 부르는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중국의 ‘왕홍’만큼이나 크고, 그로 인한 바이럴 마케팅과 광고 활동이 전통적인 매체 플랫폼 보다 무척 활발한 편입니다. 여기에 현지 유통 시스템의 부족으로 많은 제품 구매가 베트남 자체의 전자 상거래 일부를 포함한 온라인 채널을 활용해 COD(Cash on delivery)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이런 베트남의 모습은 실제 체험과 후기의 구전효과를 통한 구매비율이 높은 뷰티제품에 있어서다양한 한류콘텐츠와 맞물려 더욱 쉽고 빠르게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듭니다.

이 때문에 사드(THAAD) 문제로 중국과 냉랭했던 상황 속에서 많은 유통기업들이 동남아, 특히 베트남으로 눈을 돌려 안정과 수익을 꾀하고 잇는 것입니다. 아직까지도 베트남은 인구 수와 소비 성장 상황에 있어 분명 큰 시장에 틀림없습니다.

케이그룹 베트남 현지 수출 계약체결 사진.
케이그룹 베트남 현지 수출 계약체결 사진.

만약, 베트남 시장에 관심이 있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무엇보다 베트남에 대한 정확한 실제 환경과 문화를 이해하고 진출하는 것이 실패를 줄일 것입니다. 예컨대 많은 베트남인들이 출퇴근길에 바이크를 이용하고 있고, 평균 40도를 웃도는 거리에 앉아 식사를 하고 맥주를 즐깁니다. 소위 ‘짝퉁’ 시장에서 파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루이비통 가품을 쓰는데 별 다른 거부감이 없습니다. 이 얘기는 곧, 고온 다습한 환경을 이겨내는 품질을 요구하며, 화장품 가품 역시 일정 수준에 도달한다면 진품이 금세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의미도 됩니다.

베트남 현지 화장품 메이커는 저가 제품 위주로 비도시 지역 시장에 몰두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곳들 역시 한국 제품에게는 좋은 공략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여성 뿐 아니라 남성 소비자 역시 증가하고 있고, 새로운 트렌드를 탐색하고 경향은 꾸준합니다. 기초 관리 제품과 메이크업 제품에 이어 탄력강화와 안티 에이징 제품에 대해 관심이 옮겨갈 것으로 예상 됩니다.

아직까지 베트남에 공식 수입되고 있는 한국 브랜드가 많지 않은 만큼, 로레알과 메이블린 같은 글로벌 대형 브랜드의 각축전 속에서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기본입니다. 온라인 정보 확산과 구매가 빠른 나라인 만큼 소비자와 더욱 긴밀하게 교류하여 하나의 팬덤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여기에 반품률을 낮추는 확실한 유통채널과 안전한 결제 방법을 구축하는 것이 베트남 내에 점차 증가하는 해외 업체에 대응하는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베트남 축구국가대표 팀을 이끄는 박항서 감독의 승전보와 같이 베트남 현지 협력사로부터 애정 어린 전화를 받았습니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한국인과 한국 기업이라면 누구나 환영 받을 정도로 호감이 무척 높습니다. 성장하는 베트남 유통 시장을 찾고 있다면, 지금의 이러한 시장 분위기를 놓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필자소개/고현규

현재 트랜드코리아(Trend Korea)사이트를 운영중인 이베이 소싱 에이전시 케이그룹 대표이사다. 연세대 경영학 석사 졸업, 연세대 유통전문가 과정수료, 이마트 상품 소싱바이어, LG패션 신규사업팀, 이베이 코리아 전략사업팀 등에서 근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