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GM철수사태, 멀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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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단상]GM철수사태, 멀리 보자

최근 '제너럴모터스(GM)의 군산공장 철수 선언'은 동계올림픽 개최의 축제 분위기와 설날의 풍요로운 마음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되고 말았다. 해당 지역 주민은 물론 수도권 소재 업체도 대량 실업과 기업 도산을 우려, 유독 추운 이번 겨울의 끝자락에서 봄날을 기다리는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싸늘하게 만들고 있다.

GM의 군산공장 철수 선언과 정부 대응을 지켜본 몇몇 전문가들은 벌써 우려를 토로한다. 과거 유사한 경우를 볼 때 고용 문제 등을 볼모로 정부지원금을 받고도 이후 경영 개선에 소홀히 함으로써 회생 불능 상태로 빠지게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서 당장의 현안 해결에 급급한 나머지 책임 소재 파악도 없이 정부 지원이 진행되면 '소탐대실'은 물론 또 다른 '먹튀'가 재현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눈에 띄는 방안이 있다.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전기자동차 생산 구조로 전환하자”는 내용이다. 일견 장점이 단점보다 많다고 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조차도 못하면 후회할지도 모른다.

GM을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업계는 2030년을 전후로 내연기관의 엔진차 생산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이번 공장 철수 원인의 하나도 적자가 발생하는 해당 엔진차를 생산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서 적자 위험이 있는 엔진차보다는 친환경 자동차로 생산을 전환하면 미래 지향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정부도 이미 미래 자동차 산업을 육성, 4차 산업혁명 달성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또 이번 기회에 완성차 업계와 부품 업체 간 거래 구조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글로벌 자동차부품 시장에서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관련 부품 업체의 수익 구조가 개선되고 있다. 수만 개에 이르는 내연기관의 엔진 부품 제조 및 유통 과정에서 발생되는 수직 계열화, 독과점 등 국내 부품 산업의 고질병을 해소하면서 부품 산업의 유통 체계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군산을 포함한 호남권의 친환경차 생산 전초기지화의 촉매제로 활용할 수 있다. 이미 해당 지역에는 소형 전기차업체, 충전기 제작업체 등 관련 업체도 많다. 그동안 이런 저런 이유에서 사업 추진이 미진했지만 이번 위기를 기회로 활용, 이를 수용한다면 신규 고용 창출과 매출 증대 측면에서 중장기로는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엔진차에서 전기차로의 생산 라인 변경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 지금의 현안 해결과는 다소 동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그러나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전기차는 엔진차에 비해 부품도 훨씬 적고, 핵심 부품인 배터리도 국내 업체가 세계 수준이어서 경쟁력도 충분하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사례를 보더라도 전기차 생산이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GM의 군산공장 철수는 지역 경제를 붕괴시키고 실업 발생으로 가정조차도 와해시키는 심각한 경제 및 사회 문제인 건 분명하다. 그렇다고 성급하면 나쁜 선례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서로 이익을 공유하는 협상 기술과 양보가 필요하다. 즉 빵을 나눌 때 빵을 자르는 기회와 빵을 선택하는 기회가 양자에게 공평하게 주어져야 서로 불만이 없고, 빵 나누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GM 사태를 한국의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친 발전과 번영의 기회로 삼아 보자.

황상규 한국교통연구원 명예연구위원 skhwang@kot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