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성옵틱스 카메라 사업 영토 확장…코렌 인수 통해 삼성전자·삼성전기 동시 공략

이재선 해성옵틱스 대표가 스마트폰용 카메라 렌즈 제조업체 코렌 인수에 나서 주목된다. 해성옵틱스의 카메라 부품 사업 확장과 삼성전자 내 입지 강화를 위해 코렌 인수를 추진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카메라 모듈 업계 내 지형 변화도 일어날지 관심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코렌은 최근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밝혔다. 이종진 외 1명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249만주(8.29%)를 바이오로그디바이스와 이재선에 양도했다는 내용이다. 코렌에 따르면 경영 목적으로 지분 변경이 이뤄졌고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와 감사를 신규 선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인수는 해성옵틱스 이재선 대표가 사실상 전면에 나선 모습이다. 코렌 주식 249만주(8.29%)는 바이오로그디바이스가 149만주(4.97%)를, 이재선 대표가 100만주(3.32%)를 매입했다. 2012년 설립된 전자 부품 기업이 바이오로그디바이스는 또 최대주주가 이재선 대표다. 이 대표는 바이오로그디바이스 공동 대표도 맡고 있다.

이재선 해성옵틱스 대표
이재선 해성옵틱스 대표

해성옵틱스는 카메라 렌즈, 액추에이터,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회사다. 삼성전기 협력사로 주로 삼성전기에 카메라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때문에 렌즈를 만드는 코렌과 해성옵틱스 렌즈 사업이 중복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겉으로 드러난 모습일 뿐 실제로는 사업 영역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코렌은 삼성전자 협력사다. 코렌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렌즈를 공급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다. 반면에 해성옵틱스는 삼성전기 협력사다. 삼성전기 공급은 가능하지만 삼성전자에는 납품할 수 없다. 최종 적용 제품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으로 같지만 해성옵틱스 부품은 삼성전기를 통해 삼성전자에 납품되는 구조다.

때문에 이재선 대표 입장에서 코렌을 인수하면 삼성전자에 직접 공급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게 된다. 또 코렌과 해성옵틱스의 시너지를 모색할 수 있다. 단 해성옵틱스가 직접 코렌 인수 주체가 될 경우 삼성전기와 거래 관계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해성옵틱스가 아닌 바이오로그디바이스를 통해 코렌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해성옵틱스 입장에서는 코렌 인수를 통해 삼성전기와 삼성전자 양쪽에 부품을 공급하는 자격을 갖게 된다”며 “사업적 효과가 적지 않다고 보고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긍정적 결과만 기대되는 것은 아니다. 코렌은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스마트폰용 카메라 렌즈는 단가 인하 등 가격 압박이 심해 코렌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해성옵틱스 이재선 대표가 코렌 인수 후 조기에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지 주목된다.
코렌은 엠씨넥스, 캠시스 등과 같은 삼성전자 카메라 모듈 협력사에 렌즈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 카메라 모듈 시장 내 잠재적 경쟁사인 해성옵틱스가 사실상 코렌을 인수하는 셈이기 때문에 역학 관계도 변화할지 관심이다.

해성옵틱스 본사 전경
해성옵틱스 본사 전경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