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추경 편성,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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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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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경제팀이 맡은 최우선 임무는 '일자리 추경 통과'였다. 정부 출범 후 한 달도 되지 않아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임명장을 받은 날 취임식도 미루고 국회부터 찾았다. 우여곡절 끝에 11조333억원 규모의 추경이 지난해 7월 22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 통과 7개월 만에 정부가 다시 추경 편성 논의에 불을 지폈다. 지난달 22일 김 부총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청년 일자리와 관련해 “특단 대책을 마련하겠다”면서 “추경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얼핏 모든 대안을 고려한다는 '원론 입장'으로 읽힌다. 과거 추경 논의가 통상 이런 식으로 시작됐고, 부총리 발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심각한 고려 대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고 해결이 시급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가 해결책으로 다시 추경을 들고 나온 것은 실망스럽다.

첫째 '돈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인가'에 대한 회의가 있다. 과거 재원 투입 중심으로 이뤄진 일자리 정책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구조·제도상의 해결책을 더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둘째 시기 문제가 있다. 지난해 일자리 추경과 올해 본예산은 집행된 지 각각 7개월, 3개월 남짓 됐다. 재정 투입 효과를 판단하기 이른 시기에 재차 추경을 고려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재정 건전성 우려가 있다. 최근 아무리 세수가 호황이라 해도 '습관성'이라 불릴 정도로 잦은 추경 편성은 재정을 위태롭게 한다. 올해도 추경을 편성하면 4년 연속이다. 추경 편성 요건을 엄격하게 규정한 국가재정법의 취지가 무색할 정도다.

정부는 추경을 '최후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 반드시 편성해야 한다면 국민이 납득할 수준의 '양질의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 정부의 신중한 판단을 기대한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