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억대 Fo-WLP 연구 사업 '네패스 vs 앰코코리아' 격돌

반도체 패키지(사진 네패스).
반도체 패키지(사진 네패스).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 공정·소재·부품 개발 관련 신규 연구개발(R&D) 국책 과제를 따내기 위해 토종 업체인 네패스와 미국에 본사를 둔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가 맞붙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 'Fo-WLP 기술 기반 3D IC 핵심소재 공정기술 개발' 국책과제 공고를 내고 2월 참여 접수를 마감했다. 네패스와 앰코코리아가 각각 부품, 소재, 테스트 소모품 업체와 국내 대학, 연구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컨소시엄당 관련 업체 등 10여개 주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이 과제에 연간 46억원, 5년간 총 23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세부과제는 세 가지다. △인공지능(AI) 3D IC 제조를 위한 소재 기술 개발 △미세 선폭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 결과물 및 팬아웃 패키지 테스트를 위한 프로브 카드 기술 개발 △팬아웃 패키지를 활용한 AI 3D IC 제조 공정 기술 개발로 구성됐다.

산업부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을 통해 이달 중 참여 의사를 밝힌 컨소시엄의 세부 평가를 실시한 후 5월 과제 수행 주체를 선정하고 곧바로 국책 R&D를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패스는 토종 기업이고, 현재 팬아웃 기술로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면서 “앰코코리아의 경우 미국에 본사가 있는 해외 기업이긴 하지만 국내에 대형 공장과 연구소를 운용 중이고 관련 업계 세계 2위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가점을 받을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다.

팬아웃은 실리콘 반도체 칩(Die) 바깥쪽에 패키지 입출력(I/O) 단자를 배치하는 기술이다. I/O가 많은 고성능 칩을 보다 얇게 패키징할 수 있다. 미국 애플은 대만 TSMC를 통해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A시리즈'를 팬아웃 기술로 패키징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애플 파운드리 물량을 뺏긴 것도 결국 첨단 팬아웃 기술을 적기에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부는 이번 과제에서 팬아웃 공정과 기초 소재는 물론 최근 뜨고 있는 적층 기술인 TSV를 팬아웃 공정에 동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이와 관련된 테스트용 프로브카드도 개발한다. 프로브카드는 반도체 웨이퍼의 전기적 성능 검사를 돕는 제품이다.

이 과제 기획에 참여한 국내 대학 교수는 “AI 반도체를 만들려면 고에너지 효율 소자, 차세대 메모리, 3D 집적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이 과제는 후공정 분야의 3D 집적을 위한 핵심 소재 및 부품, 테스트 소모품을 개발해 다양한 이종 반도체 결합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