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서훈, 방미 마치고 中·日·러 릴레이 '설명외교' 나서…공감대 넓히기 주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이번 주 중국, 러시아, 일본을 연이어 방문한다. 주변 국가와 공감대를 확산시켜 남북, 북미 정상회담 분위기를 조성한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도 곧 가동한다.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의 방북 결과를 들고 미국을 찾았던 정 실장과 서 원장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정 실장은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 목표의 조기 달성과 평화 정착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그리고 두 분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김 위원장의 용기 있는 결단도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 두 번의 정상회담이 성공리에 개최되고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외교·실무적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미정상회담 제안'과 함께 김 의원장의 '특별메시지'를 구두로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즉각 수용으로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성과를 도출했다.

다음 날에는 허버트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과 백악관에서 조찬을 하면서 후속조치를 협의했다. 워싱턴 내 주요 한반도 전문가와 비공개 회의도 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8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성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청와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8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성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청와대>

정 실장과 서 원장은 귀국 직후 청와대로 이동해 방미 기간 중 논의 결과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얼마 남지 않은 남북·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과 미국 측의 입장을 어떻게 조율할지도 논의했다.

앞으로 한반도 주변 4강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공감대를 넓혀간다. 정 실장은 12일 중국과 러시아를, 서 원장은 남관표 안보실 2차장과 함께 일본을 각각 방문한다. 대북특별사절단의 방북, 방미 결과를 전달하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국제사회 공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각 국 정상을 만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일본은 앞서 아베 신조 총리가 “한국의 방북 특사단에게 직접 설명을 듣고 싶다”고 말한 바 있어 만날 가능성이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불투명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국은 현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중이라 시진핑 주석 일정이 분초 단위로 짜여 있어 어느 급에서 만날지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또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오는 18일 대선을 앞두고 정 실장을 만나는 게 어떻게 비칠지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주변 4강 정상과 통화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일련의 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관련국 정상과 통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지시로 꾸려질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도 이번 주 가동한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준비위원장을 맡는다.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한 실질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사전 준비와 대북 협의를 담당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혼자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통일부 등 외교·안보 부처와 협의한다”면서 “관련 조직 구성은 주 초에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