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연구팀, 투명·플렉시블 키보드 개발…'포스터치'도 구현

국내 연구진이 유리처럼 투명하고 고무처럼 유연한 3차원(D) 터치 키보드를 개발했다. 키보드는 누르는 세기에 따라 대·소문자를 구별하는 '포스터치' 기능을 제공한다.

심우영 연세대 교수팀은 나노 입자를 활용한 고감도 투명 플렉시블 압력 센서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고감도 3D 터치 키보드에 투명성과 유연성을 더했다. 압력 센서는 손가락으로 기기를 누르는 힘을 감지, 구별한다.

3D 포스터치가 가능한 키보드. 사용자의 터치 강도에 따라 자동으로 대문자와 소문자를 구별하여 출력할 수 있다.
3D 포스터치가 가능한 키보드. 사용자의 터치 강도에 따라 자동으로 대문자와 소문자를 구별하여 출력할 수 있다.

그 동안 투명성과 유연성을 갖춘 웨어러블 기기를 둘러싼 관심이 높았지만 기술 한계로 대중화가 어려웠다. 복잡한 고비용 표면처리 공정이 요구됐다. 센서 민감도를 높이려고 표면에 미세 구조를 만들면 투명도가 저하됐다. 투명도, 민감도, 유연성을 동시에 구현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빛을 잘 투과하는 실리카 나노입자가 터치센서 표면에 돌출되도록 제작했다. 거친 표면 덕분에 입력 감지 성능이 극대화됐다. 빛이 터치센서를 투과해도 색깔 변화 없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투명도가 우수했다.

공정이 간단하고 주방에서 사용하는 랩, OHP 필름 같은 일상 재료 위에도 제작할 수 있다. 센서는 투명도가 95% 이상으로 우수하고 1000번 이상 반복 누름에도 성능 저하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압력 감지 헬스케어 센서, 3D 키보드를 제작했다.

헬스케어 센서는 인공 혈관에서 압력 변화를 연속 감지할 수 있다. 키보드는 개별 압력센서 여러 개를 조합해 구성했다. 사용자의 터치 강도에 따라 자동으로 대·소문자를 구별하는 '포스터치' 기능을 구현했다.

심우영 연세대 교수
심우영 연세대 교수

심우영 교수는 “트레이드오프 관계로 여겨지던 민감도와 투명성을 동시에 구현한 압력 센서를 개발했다”면서 “혈압측정 헬스케어 기기, 3D터치 키보드에 기술을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고성능 터치 인터페이스, 웨어러블 기기 등에 널리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스몰' 표지 논문에 채택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선도연구센터) 지원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