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둔 드롭박스 평가액은 71억달러, "4년 전보다 30% 줄어"

기업공개(IPO)를 앞둔 드롭박스 기업가치 평가액이 2014년보다 30%가 더 줄어든 71억달러로 제시됐다고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드롭박스는 주당 16~18달러 가격 범위를 정했으며, 공모를 통해 최대 6억48000만달러를 모을 전망이다. 상장 직전 투자자 의견을 바탕으로 최종 가격을 책정한다.

세계적 금융회사 블랙록이 투자했던 2014년 초 기업가치 평가액 100억달러에서 30% 가량 하락했다.

예상했던 100억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평가액이 나오면서 이른바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 기업의 시장가치가 과대평가됐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드롭박스는 온라인 상에서 문서, 사진, 음악 파일들을 무료로 저장하고 공유하는 서비스로 시작, 사용자를 모았다.
드롭박스는 온라인 상에서 문서, 사진, 음악 파일들을 무료로 저장하고 공유하는 서비스로 시작, 사용자를 모았다.

로이터통신은 투자자들은 고평가 논란이 있었던 다른 테크업계 유니콘 기업들이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드롭박스가 테크 스타트업 상장의 바로미터가 된다면, 투자자들은 더 이상 수십억달러 규모 스타트업의 고평가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테크업계에서는 사이버보안회사 '지스케일러'가 이번 주 후반 데뷔를 앞뒀고, 음악 스타트업인 스포티파이도 내달 초 상장한다.

온라인 파일 저장회사인 드롭박스는 2007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컴퓨터공학과 출신인 드류 휴스턴과 아라시 페르도시에 의해 설립됐다. 올해로 창업 11년을 맞았지만,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180개국 5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하지만, 이중 1100만명만이 유료 고객이다.

드롭박스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대형 경쟁사들이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 틈바구니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파일동기화, 그룹 협업툴 같은 제품을 비즈니스용으로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31% 증가한 11억달러를 거뒀다. 손실은 절반으로 줄어들어 1억200만달러를 기록했다. 현금 흐름도 양호해져서 전년 대비 두 배인 3억1500만달러를 기록했다.

드롭박스의 이런 성장에도 불구하고 일부 투자자들은 2014년 고평가에 비춰 합당한 성과는 아니라고 말한다.

드롭박스의 평가절하는 우버 등 기업가치는 높지만 수익성이 없는 다른 회사가 상장할 때도 같은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로이터 등은 지적했다.

투자자문회사 필즈스톡월드 필 데이비스 최고경영자(CEO)는 “드롭박스는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으며, 매출액은 100억달러의 시장가치를 정당화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면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